"체임·중대재해 대책을"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하청노동자 단식 돌입

조선하청지회 "공정 지연 추가 비용 하청업체에 전가 말아야"

20일 오전 11시부터 단식 농성에 나선 김형수 거통고 조선하청지회장(왼쪽)과 강인석 부지회장 모습.(거통고 조선하청지회 제공)

(거제=뉴스1) 박민석 기자 = 8일째 노숙농성 중인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의 하청 노동자들이 단식을 시작했다. 이들은 임금체불과 중대재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한화오션에 조선소 하청 노동자 임금체불 대책 마련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20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김형수 지회장과 강인석 부지회장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내 선각삼거리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조선하청지회는 앞서 지난 13일부터 이 장소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해 왔다. 농성 과정에서 사측 직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노조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체불과 중대재해에 대해 한화오션이 근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한화오션은 올해 3분기까지 6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그러나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2월과 5월, 10월에도 임금이 체불됐고 11월에는 체불 업체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원청에서 다음달 기성금을 당겨 하청업체에 가불해주는 방식은 당장의 체불은 막을 수 있을 지 몰라도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며 "체불을 막기 위해 기성 단가 인상, 합리적인 시수 책정, 공정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악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또 "한화오션에서 중대재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현장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며 "10월에 진행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화오션은 노동부가 주관하는 '안전관련 논의체'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여기에 하청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 2022년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 당시 명태균씨가 파업 현장을 시찰하고 사측의 보고를 받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한화오션이 진상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노조는 상용직 고용 확대 및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노동조합원 블랙리스트 폐지, 성과금·상여금·상생격려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13일 노숙농성을 진행하려던 노조와 충돌을 빚은 후 설명자료를 통해 "회사는 조선하청지회가 요청한 출입과 집회신청에 대해 정당한 조합활동 및 절차 진행을 준수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출입을 허용했다"며 "하청지회는 사전에 승인되지 않은 천막을 임의로 반입해 집회 중 무단설치를 강행했고 이는 사전에 협의된 사항에 반하는 것으로 회사 출입규정 및 시설관리권에 반하는 행위"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