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퐁피두 분관 유치 아닌 지역 예술에 투자해야"
시민단체 주관 좌담회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부산 시민단체가 주관한 부산 퐁피두 미술관 분관 유치 관련 좌담회에서 미술관에 대한 지적들이 제기됐다.
부산 시민단체, 예술단체, 미술관 부지 인근 주민 등으로 구성된 '퐁피두미술관 분관유치 반대 부산 시민·사회·문화대책위원회'는 7일 오후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서 '퐁피두 유치 협약과 시의회 심사보고서 관련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옥영식 미술평론가, 이상수 전 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 허태명 부산 미술인 연대 실무, 제이슨 큐레이터,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안상배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이상수 전 학예연구관은 "부산시는 현재 미술관도 잘 운영 못하면서 왜 새로운 미술관을 지으려고 하냐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며 "현재 부산시립미술관은 관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계약직이라는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한정된 계약기간에 얽매여있어 소신있는 기획을 추진하기 힘들다"며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고민이나 작가선정에도 비교적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립미술관 한 전시에 15억 원을 투입하며 '미술관에 가장 예산을 많이 투입한 전시'라고 설명했다"며 "당시 평소 대비 훨씬 많은 10~20만 명의 관객들이 미술관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5억 원만 투자하면 10~20만 명이 찾아오는 전시를 마련할 수 있는데 왜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 새로운 미술관을 추진하려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허태명 실무는 "대부분 유치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문건들이 부산시 행정문화위원회를 통해 드러났다"며 "위원회 심사보고서에서 나온 자료를 정리해본 결과 건축비는 1000억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전시프로그램, 로열티 등을 합친 운영비는 매년 185억 원으로 예상된다"며 "현존 미술관에는 매년 100억 원 내외로 예산이 책정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큰 비용"이라고 했다.
아울러 "프랑스 퐁피두 본관으로부터 미술품을 가져오고 다시 반환하는 비용 역시 큰 문제"라며 "이송은 전문 업체를 이용해야 하고 미술품의 가치에 따라 금액 차이가 크게 나지만 비용에 대한 예상치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외에도 "시는 분관 유치를 추진하면서 관련 일정, 협약 내용 등을 모두 알리지 않는 '밀실행정'을 하고 있다", "부산 남구 이기대가 부지로 선정됨에 따라 자연환경을 훼손한다", "부산시 문화예술위원회의 심의 없이 미술관이 추진되는 것은 지역문화진흥법 제14조를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시는 2027년 착공, 2031년 개관을 목표로 퐁피두센터 부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퐁피두센터 부산은 현재 용역 중인 이기대예술공원의 핵심 시설로, 이기대공원 어울마당 일원에 건립된다. 연면적 1만5000㎡규모로 전시실, 창작스튜디오, 공연장, 교육실, 수장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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