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봐라" 조롱에 흉기 휘두른 MZ조폭…항소심도 징역 4년
'살해 고의 없었다' 주장에 法 "범행 수법 잔인…사망 위험 처해"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집행유예 기간 중 자신을 조롱, 도발한 20대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MZ 조폭'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20대)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 씨의 후배 조직원들은 지난해 10월 7일 새벽 B 씨(20대) 일행과 길에서 시비가 붙어 집단 다툼을 벌였다. A 씨 역시 뒤늦게 현장에 도착해 이 싸움에 가담했다.
B 씨는 그다음 날 평소 알고 지내던 A 씨를 부산 서구 자택으로 불러 "전날 너희 동생들이 나를 때렸으니 네가 정리하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B 씨는 집에 있던 가위로 A 씨 앞머리를 자르는가 하면 강제로 소주병을 입에 물리고 주먹으로 폭행하기도 했다.
B 씨는 또 "나를 죽여라. 못 찌르겠지. 못하겠으면 무릎 꿇어라"고 도발하며 A 씨를 조롱했고, 이에 격분한 A 씨는 근처에 있던 흉기로 B 씨 얼굴과 가슴 등을 수차례 찔러 6주간 치료가 필요한 중상해를 입혔다.
A 씨는 마약범죄, 특수감금죄 등에 따른 집행유예 기간에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사건 1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쓰러진 피해자에게도 흉기를 휘둘렀고 찌른 부위 역시 얼굴, 가슴 등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주요 장기가 위치한 부위였다. 불확정적이라도 미필적 고의가 성립된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에 A 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1심 판결에 불복했고, 검찰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흉기가 피해자 가슴에 박힐 정도로 범행 수법이 잔인하다. 피해자는 중한 상해를 입었고, 사망할 위험에도 처했다"며 "피해자의 도발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피해 변제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쌍방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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