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웨이크보드 김애리…유방암 3기, 최고령 딛고 동메달

"암 진단받고 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하자는 마음 커"
"딸뻘인 20대 선수들과 겨뤄 소원이루게 돼 기쁘다"

지난 13일 전국체전 웨이크보드 종목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애리 선수.(김해시 제공)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전국체전 웨이크보드 종목에 경남 대표로 출전한 김애리(46·경남도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선수가 병마를 딛고 동메달을 손에 쥐었다.

14일 김해시에 따르면 김애리 선수는 전날 고성해양레포츠아카데미 일원에서 열린 웨이크보드 경기에서 3위를 차지했다.

웨이크보드는 보드를 타고 모터보트에 매달린 줄에 의지해 모터보트가 만들어 낸 파도를 타며 점프나 회전 같은 기술을 구사하는 수상 스포츠다.

피겨스케이팅과 같이 선수가 구사한 기술 난이도에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한다.

김애리는 지난 12일 여자일반부 예선에서 1727.00점을 획득해 전체 3등으로 결승에 올랐다. 13일에 열린 결승전에서는 최고령의 나이에도 20대 선수들과 겨뤄 1644.50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애리는 지난 2011년부터 웨이크보드를 시작했다. 그는 서른의 나이에 스노우보드를 시작한 후 겨울 외 계절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이 없을까 고민하다 보드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웨이크 보드를 시작하게 됐다.

점프와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지자 김애리는 2016년부터 체전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으면서 난관도 있었지만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몰라 더욱 절실하게 웨이크보드에 올랐다.

김해시청 시설직 7급으로 근무하던 김애리는 같은해 9월 휴직하고 암 치료를 시작했다. 그는 치료 중에도 체력이 허락하는 날에는 더 악착같이 운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애리는 "암 진단을 받고 오히려 운동할 수 있을 때 더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컸다"며 "지금은 암 직접 치료는 끝났고 재발방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체전 최고 성적이 4위여서 올해는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었다"며 "딸뻘인 20대 선수들과 겨뤄 그 소원을 이루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김해시청으로 복직하는 김애리는 오는 22~27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웨이크보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애리는 "체전 경기는 끝났지만 이어질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뤄야 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