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 찾아가 머리채 잡고 바닥에 넘어뜨린 40대에 법원 "분노의 표현"

"상간자에 위자료 받으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범행"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상간녀 집에 찾아가 폭행과 협박을 한 4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6단독(안현정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류 위반(공동폭행·공동협박·공동주거침입) 등 혐의를 받는 A씨(40대)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상간녀 집에 찾아가 함께 폭행과 협박을 저지른 A씨의 가족과 지인 3명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6월 8일 밤 남편과 상간녀 B씨의 불륜현장을 잡기 위해 집을 찾아가 B씨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넘어뜨린 뒤 뺨과 머리를 수차례 빼리고 B씨가 키우는 고양이를 해칠 듯이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불륜을 저지른 A씨의 남편과 피해자 B씨를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A씨 부부 슬하에 미성년 자녀 2명이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불륜관계를 지속해 범행 발생의 책임이 막중한 데도 이 사건 공판에 이르기까지 A씨에게 사과한 바 없고, 잘못한 게 없다며 오직 자신의 고양이만이 중요하다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꾸짖었다.

이어 "남편은 A씨가 불륜 사실을 알고 어떻게 행동할지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이혼소송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피고인들을 막지 않고 이들을 B씨의 집에 들였다"면서 "여전히 B씨와 불륜 관계를 지속하는 등 잘못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에 대해서는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홀로 미성년 자녀 2명을 양육하고 있다"며 "가정을 무너뜨리려는 B씨에 대해 분노의 표현이자 상간자에 위자료를 받으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범행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을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협박의 정도 등이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