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 항소심 첫 공판서 갑자기 "합의 시도하겠다"
재판부 "진정성 의문"…검찰도 "감형 노리는 듯"
1심서 징역 15년에 5년간 보호관찰을 선고 받아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살해하려 한 김모 씨(67)가 항소심에서 피해자 이 대표와 합의를 시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산고법 형사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25일 살인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이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양형 조사를 신청했다. 김 씨 변호인은 "피고인 딸이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고 금전적 합의를 위한 준비도 한 상태"라고 전했다.
김 씨는 또한 "1심에서 한 언행에 대해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진정성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양형 조사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간 김 씨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당위성을 주장해 왔다. 따라서 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는 '감형을 노린 전략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앞서 1심에서 자신의 범행 동기가 '순수한 정치적 명분'임을 규명하는 데 집중하면서 공판준비기일을 포함한 총 6번의 법정 출석 중 결심공판에서야 단 한 차례만 "자연인 이재명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1심 재판이 진행된 약 6개월간 반성문도 제출한 적이 없다.
이와 관련 검찰도 이날 재판에서 김 씨가 "1심 선고 이후 감형을 이유로 양형 조사를 신청하는 취지로 보여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항소심 재판부 또한 김 씨 측에 양형 조사를 통한 피해자와의 합의 시도가 적절한지 재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 판사는 "피해자는 공인"이라며 "반성의 편지 등을 피해자에게 직접 또는 당사를 통해 전달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전까지 아무런 사전 조치도 없이 양형 조사를 위해 법원에서 연락을 취한다면 피해자 측에서 자칫 진위를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금전을 공탁한다는 게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설될지 등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 측에 진정으로 어떤 마음인지 밝히는 게 우선이고, 금전적인 합의나 공탁은 그다음 단계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과 5년간 보호관찰을 선고받았다. 이에 김 씨는 형이 너무 무겁고 보호관찰 명령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며, 검찰은 형이 지나치게 가볍고 전자장치 기각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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