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이기대 아파트 건립 취소…건설사 "내년에 재검토"
시민단체 "지자체 정책과 시너지 나오는 계획 나오길"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지난 8월26일 부산 남구 이기대 공원에 추진되던 고층 아파트 건립 계획이 철회된 가운데 아파트 건설사 측은 내년에 관련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4일 부산 남구, 아이에스 동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건설사 아이에스 동서는 구에 '용호동 973 일원 공동주택 사업계획 승인신청 취하서'를 제출했다.
아이에스 동서 관계자는 "지역주민과 언론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며 "현재는 잠정 보류된 상태며 부지활용 방안에 대한 재검토는 내년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건설사 측은 남구 용호동 이기대 공원 일원에 해상 케이블카를 만든다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사업성이 낮다는 부산시의 지적을 받고 계획을 철회했다.
그 뒤 같은 부지에 지상 28~31층짜리 동 3개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아파트 계획은 지난 2월 시 주택사업공동위원회의 심의에서 조건부로 통과됐다.
당시 위원회는 사업에 대해 △아파트 1층과 용호만 재개발·이기대 예술공원화 계획의 연계 필요 △이기대 공원 능선 스카이라인을 고려한 조화로운 계획 필요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5월 구에 아파트 계획 승인신청서가 제출됐으나 구는 건설사에 시 심의위원회의 조건에 맞춰 계획을 수정하도록 요청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7월 부산환경회의 등 시민단체는 남구청 앞에서 "시 심의위원회는 사업 승인조건을 구체적이지 않고 부실하게 제시했다"며 "남구청은 부지에 비해 건물 높이를 높게 지을 수 있도록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특혜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이기대공원 경관을 아파트 입주민이 독점하고 다른 지역 주민들의 조망권이 박탈되는 상황을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며 "남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것이 뭔지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건립 계획이 철회된 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아파트 계획이 철회된 것은 분명히 환영받을 일”이라며 “다만 향후 건설사에서 어떤 계획을 펼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건립을 반대한 이유도 용호동 일원에는 미술관, 별빛부두 등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시와 구의 계획과는 엇나가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자체의 정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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