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이라 물건 서너배" 화마 덮친 마산청과시장 '망연자실'

28개 점포 중 15곳 반소, 13곳 일부 소실
"추석 앞두고 평소보다 물건 많이 들여놔"

경찰과 소방당국이 4일 오전 마산어시장 청과시장에서 전날 화재로 불에 탄 점포 등의 화재 감식을 하고 있다. 2024.9.4 ⓒ 뉴스1 박민석 기자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추석 대목인데 물건 다 버리게 됐어요. 아무 생각도 안납니다."

4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 청과시장.

전날 밤 화마가 시장을 덮치면서 청과시장 28개 점포 중 15곳이 불에 타고 13곳이 일부 소실됐다.

아직도 시장은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불에 탄 점포는 천장이 무너져 내렸고 피해가 심한 곳은 형체도 알 수 없었다.

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경찰과 소방당국의 감식을 지켜보면서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상인들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한 채 불에 탄 점포를 응시했다.

점포에 들어갈 수 있는 상인들은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피해를 입은 자신의 점포를 정리하고 있었다.

평소 시장을 자주 찾던 시민들은 안면이 있던 상인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3일 밤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마산어시장 청과시장 점포. 2024.9.4 ⓒ 뉴스1 박민석 기자

시장에서 20년간 과일전을 해 온 김종선씨(여·72)는 "추석대목이라 물건을 많이 들여놨었다"며 "냉장고에 있는 과일이 멀쩡해 보이는데 냄새가 나 팔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복구가 돼야 장사를 할 수 있다. 택배도 보내야 하는데 안에 들어 가지 못하고 있다"며 "추석 전에는 장사라도 할 수 있게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건어물전을 운영하는 김인규씨(69)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대목 준비를 다 해놨는데 불이나 물건을 다 버리게 됐다. 추석 전에 장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화재로 타 버린 건어물을 점포 밖으로 내놨다.

천태문 마산어시장 상인회장은 "상인들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상품을 평소보다 세 네배 정도 많이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해를 당한 상인들의 마음은 침울하다. 많은 분들이 상인들이 힘낼 수 있도록 시장을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