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보건소장 공석 4개월 만에 임명…특정인 채용 의혹 제기
한의사도 가능한 지역보건법 개정 후 늦게 공고
구청 "좋은 인력 구하기 위해 채용 공고 늦어진 것"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넉 달 넘게 공석이던 부산 서구 보건소장 자리에 한의사가 임명된 가운데 특정인을 위해 채용이 지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일 서구 보건소장 자리에 한의사 A 씨가 임용됐다. 이 자리는 전임 소장과 구의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올해 4월 5일부터 최근까지 비어있었다.
한의사가 소장으로 임명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달 초 지역보건법 개정안이 시행된 덕분이다. 지난달 3일부터 시행된 이 개정안에는 보건소장을 의사면허가 있는 사람으로 임용하되, 이것이 어려울 경우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 등이 임용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한편 지자체가 새로운 보건소장을 임용하기 위해 채용 공고, 적임자 선정 등의 과정은 대체로 약 두 달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는 임용의 첫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채용 공고를 지난달 9일에서야 올렸다.
개정안이 시행되고 얼마 후 그동안 미뤄졌던 채용이 시작됨에 따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명희 서구의원은 "서구는 의료관광특구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그간 보건소장의 공백은 너무 길었다"며 "보건소장은 의료 공백, 코로나19 재확산 등 문제 대응을 위한 관제탑이 돼야 하고 지역 병원들과 원활한 소통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전임 소장 사직 1~2달 전에 미리 새로운 인력을 채용해서 인수인계가 진행돼야 했다"며 "또 현재 대한민국은 한의학과 양의학 사이에 껄끄러움이 있음에도 한의사가 소장으로 뽑혔다"고 지적했다.
또 "A 씨는 남편이자 한의사인 B 씨와 한의원을 운영 중"이라며 "B 씨가 원래 보건소장으로 내정돼있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좋은 인력을 임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면서 채용 공고가 늦어졌다"며 "공개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임용이 진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ilryo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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