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보가 최고령 될 판"…부산 금정구청장 보선에 무슨 일

'34세' 국힘 이준호 하마평…'40대' 민주 이재용·조준영 출사표
'49세' 조국혁신당 류제성도 도전…대진표 추석 전 확정될 듯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준호 부산시의원, 이재용 금정구의원, 류제성 변호사, 조준영 금정구 의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두 달 앞으로 다가온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이 잇따르면서 침체된 지역에 새 바람이 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의 국민의힘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송영조 금정농협조합장이 불출마하면서 이준호 부산시의원이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백종헌 국회의원(금정구)의 '심복'으로 알려진 이준호 시의원은 1989년생으로, 만 34세이다. 2018년 금정구의원을 지냈으며, 2022년 최연소 제9대 부산시의원으로 시의회에 입성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금정구에 보수정당의 젊은 정치인 출마는 진보 성향의 젊은 층을 아우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광역의원의 경우 기초단체장 출마를 위해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구청장 도전으로 빈 시의원 자리를 채우기 위한 '연쇄 보궐선거'가 불가피하다.

일찌감치 레이스에 돌입한 민주당에서는 당내 40대 '젊은 정치인'인 이재용, 조준영 구의원이 예비후보로 나섰다.

이재용 의원(46)은 1978년 생으로, 제8·9대 금정구의원을 지냈다. 최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금정형 먹고사니즘' '대학도시 금정' 등을 내세우며 인구 유출로 인한 도시 소멸, 청년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위기를 맞은 금정구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선 조준영 의원(47)은 2014년 금정구의원으로 출발해 구의회 부의장, 부산시당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기초의회 원내대표협의회장까지 체급을 높이며 의원 활동 10년 만에 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2기 체제' 첫 번째 인사인 류제성 변호사(49)의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젊은 야당 후보군에 합류했다.

1975년생인 류 변호사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 법대를 졸업한 뒤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 조사관, 민변 사무차장, 부산지법 국선전담변호사 등을 역임한 인권 변호사 출신이다. 당에는 비교적 '젊은 피'를 수혈함과 동시에 유권자들의 시선을 끄는 '새 얼굴'이라는 점은 앞선 여야 후보자들과 비교해 유리한 요소다.

여야에서 30~40대 정치인을 내세운 다자 대결이 현실화한다면 그간 50~70대가 대부분인 기초단체장의 평균 연령을 낮출 '젊은 구청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금정구를 제외한 부산지역 15개 구군의 구청장은 60대 10명, 50대 5명으로, 50대 중반부터 60대 후반에 집중 분포돼 있다. 40대는 전무하다.

'이기는 공천'을 명분으로 '지역구 도전'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퇴직 공무원 또는 고령 시의원 공천을 선호해왔던 정치적 셈법을 제쳐두고,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세대 다양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기초단체장 고령화는 안정감과 연속성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행정 역동성이 떨어지고 지역 발전을 능동적으로 견인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기에 30~40대 젊은 정치인들의 구청장 선거 레이스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대진표는 추석 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자당 김재윤 금정구청장 별세의 애도 분위기로 보궐선거에 대한 언급을 아꼈던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 전인 오는 9월 14일 전까지 최종 후보를 확정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준호 시의원 외에 윤일현 시의원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최봉환 대한민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 회장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회 지방선거에서 당내 경선에 나섰던 김천일 전 구의원, 박성명·최영남 전 시의원과 더불어 김영기 전 부산시 건설본부장도 거론되고 있어 치열한 내부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수영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르면 다음 주 후반, 늦어도 내달 초에는 공모에 돌입해 공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