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순찰차서 숨진 40대 여성, 3번 발견 기회 있었다

차 문도 열어둬…경찰청, 근무 준수 여부 등 감찰

40대 여성이 숨진채 발견된 순찰차가 20일 경남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 주차장에 천막으로 가려진 채로 세워져 있다.2024.8.20/뉴스1 강미영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실종 신고가 접수된 40대 여성이 파출소에 있던 순찰차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한 근무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2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A 씨가 숨지기 전 그를 발견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오전 2시쯤 순찰차에 들어갔던 A 씨는 36시간 뒤인 17일 오후 2시쯤 경찰이 A 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이후 출동을 위해 순찰차 문을 열었다가 뒷좌석에 엎드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경찰장비관리규칙 96조4항에 따라 근무교대시 차량의 청결상태, 각종 장비의 정상작동 여부를 점검한 후 다음 근무자에게 인계해야 한다.

4조 2교대로 1팀당 4명씩 근무하는 진교파출소의 경우 A 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이후 근무교대 시점인 16일 오전과 오후, 17일 오전까지 3차례 차량을 점검하면서 A 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1차 부검 결과 A 씨는 발견되기 24시간 전인 16일 오후 2시쯤 고체온증 등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16일 오전 근무 교대시 차량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A 씨는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근무자들이 A 씨가 차량 안에 있는 동안 해당 차량에 대해 두 차례 상태를 확인했다고 얘기하고 있으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며 “감찰에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순찰차는 문도 잠겨 있지 않았다. 경찰장비관리규칙에 따라 차량을 주·정차할 때에는 도난방지를 위해 차량문을 잠가야 하지만 문을 잠그지 않고 교대하면서 A 씨가 순찰차에 들어가게 됐고, 순찰차 구조상 안에서 문을 열 수 없어 A 씨가 갇히게 됐다.

A 씨는 지적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14년간 입원해있다가 지난 7월 퇴원해 가족이 있는 하동에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순찰차에 들어가기에 앞서 주거지에서 나와 4시간 가량 배회한 뒤 파출소 문 앞에서 1분여간 서성이다가 순찰차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파출소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을 당시 내부에는 근무자 4명이 있었는 데 모두 A 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A 씨는 하동에 온 7월 이후 경찰에 3차례 실종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차례는 자진 귀가하고 1차례는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귀가 조처됐다. A 씨에 대한 실종신고는 한달여간 사이에 빈번했으나 지자체나 경찰에서 잦은 실종신고에 대한 대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은 진교파출소를 대상으로 순찰 근무 준수 여부, 근무 교대 시 팀 간 사무·장비 등 인수인계 여부 등을 감찰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경찰청에서 감찰이 진행 중인 사항으로 근무 태만 등 자세한 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