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녹조창궐" 낙동강 독소·악취가득…공업용수로도 못써
환경단체 오는 21일까지 낙동강 전 구간 현장조사
경남도 '경계' 조치 앞당겨…정수장 관리·모니터링 강화
-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지금처럼 녹조가 심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녹조 대발생이라 불렸던 2018년보다 심한 것 같습니다."
19일 낮 경남 김해시 상동면 매리 낙동강변. 낙동강 녹조 현장조사를 위해 낙동강을 찾은 곽상수 창녕환경운동연합 의장은 짙은 녹색의 강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낙동강은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녹조가 가득했다. 강 곳곳에는 녹조 찌꺼기가 둥둥 떠다니며 악취를 풍겼다. 가까이에 다가가 확인해 본 물 상태는 멀리서 본 것보다 심각했다. 녹색 알갱이가 곤죽처럼 뭉쳐져 있었다.
이날 상동면의 온도는 섭씨 32도에 달했다. 환경단체 관계자가 측정한 수온은 31.1도를 기록했다. 단체 활동가들은 유해 남조류가 증식하기에 좋은 온도와 수온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변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김해 어촌계의 한 어민은 "녹조가 저렇게 심하면 고기를 잡을 수 없다"며 "요새는 배를 띄우지 못한지 한참 됐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는 이날 김해 매리 지점을 시작으로 오는 21일까지 낙동강 전 구간의 녹조 시료를 채취해 검사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회견을 열고 "상류의 댐과 하굿둑 그리고 본류의 8개 콘크리트 보로 낙동강은 거대한 녹조공장이 됐다"며 "유해 남조류가 배출하는 마이크로시스틴-LR은 청산가리 6600배 독성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촌진흥청에서도 녹조 독소를 우려해 녹조가 발생한 하천이나 강, 저수지의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낙동강 녹조 물이 농업용수로 공급되는 지역만 축구장 2만 7000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녹조 물 사용금지 권장이 아닌 금지를 규정하고 낙동강 물이 유입되는 농경지와 저수지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야 된다"며 "낙동가 보 수문 개방과 자연성 회복 등 근본 대책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지난 12일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에서 측정한 유해남조류 수치는 3만 2991세포/㎖로 경계발령 기준인 1만 세포/㎖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지난 16일 녹조 발생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낙동강홍수통제소에 댐과 보의 긴급 방류를 요청했다.
또 도 녹조 대응 요령의 '경계' 단계 조치를 앞당겨 하천 오염 물질 배출공장과 가축 사육시설, 개인오수처리시설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벌이고 낙동강 본류를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정수장의 관리와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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