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남고 내년 신입생 분리 수업…이원체제 운영 혼선 우려

3학년 기존 영도구 교사 통학…1학년만 강서구 등교

부산학생인성교육체험장.(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영도구 부산남고가 2026년 3월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이전 개교를 앞두고 기존 학교와 부산학생인성교육체험장을 활용한 임시 학교의 이원 체제로 운영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혼선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2~18일 실시된 '2025학년도 명지 지역 일반고 학생 배치 방안' 설문조사 결과 △서부학교군 분산 배치 △명지동 내 명호고·경일고 배정(과밀 예상) △모듈러교실 활용 △기존 시설(부산학생인성교육체험장) 활용 총 4가지 방안 중 이전 예정부지 인근 교육청 소유 시설인 인성교육체험장 활용 방안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강서구 내 8개 중학교의 중3 학생 중 내년 부산남고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현 영도구 동삼동 교사(校舍)가 아닌 강서구 명지동 인성교육체험장으로 등교하게 된다. 고3 학생들(현 고2 재학생)은 기존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다. 부산남고는 올해 신입생 배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2~3학년 10학급만 운영되고 있다.

당초 부산시는 명지동 늘봄전용학교 예정부지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려 했으나, 학부모들이 공기질 등 교육 환경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학부모들이 제시한 기존 시설 활용안을 수렴했다.

이에 교육청은 모듈러교실 설치를 위해 확보한 예산을 인성교육체험장에 투입해 교실, 특별실, 편의시설 등 시설을 보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이례적인 학교 분리 운영을 앞두고, 교육 현장에서는 향후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학생 감소로 인한 폐교 및 통폐합, 학교 이전 등은 최근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재학생을 모두 졸업시킨 후 이전을 추진하거나 통학 지원을 통해 인근 학교로 재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달리 두 학년을 따로 운영해야 하는 부산남고는 사실상 두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규민 부산남고 교장은 "부산에서 한 학교가 각기 다른 지역구에서 이원 운영하는 사례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학교 운영에 돌발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 있어 학교장으로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학교운영위원회, 학교교육과정위원회, 학교학업성적관리위원회 등 학교에서 운영하는 법적 기구는 1년에 수십번 회의를 하는데 교과목 대표 교사나, 각 학년별 학부모 등이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업무효율성 하락은 물론, 학생들의 소속감 역시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놨다.

현재 부산남고 이원 체제 운영을 앞두고 교육청과 학교는 △교과 교사 추가 투입 △교사(校舍)당 교감 배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큰 틀에서 인성교육체험장 활용 방안이 채택된 것일 뿐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보완될 예정"이라며 "현재 지적된 문제점과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아 다음주까지 최종안을 확정짓고 학교와 학부모 측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