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터 팽대부암에 대해 아시나요"…치료 어려워 정기검진 필수

지난해 기준 모두 804건 발견, 전체 암의 0.3%

이상엽(왼쪽) 센텀종합병원 간담췌외과 과장이 ERCP(내시경 역행 췌담도 조영술) 시술을 하고 있다.(센텀종합병원 제공)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우리 몸에는 바터 팽대부라는 부위가 있다. 다소 생소한 이 부위는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내려가는 담관과 췌장관이 만나는 부분을 말한다.

이 부위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질환을 바터팽대부암(또는 팽대부암)이라고 한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 등에 따르면 바터팽대부암은 2021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지난해 기준 모두 804건이 발견돼 전체 암발생의 0.3%를 차지했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1.6건으로 희귀한 암이며 현재까지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엽 부산 센텀종합병원의 간담췌외과 과장은 최근 50세 여성인 팽대부암 환자 A 씨에 대한 수술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A 씨는 약 25년 전 가족성 다발성 대장 용종증으로 대장 절제술을 받았으며 반복적인 췌장염 증상으로 인해 센텀종합병원을 찾았다.

이상엽 과장은 환자 A 씨에 대해 내시경 역행 췌담도 조영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원위부 담관에 종괴가 나타났으며 조직검사에서 비정형 세포가 발견돼 팽대부암이 의심돼 팽대부 절제술을 진행했다. 절제 부위가 종양이 악성으로 확인됨에 따라 그는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추가 시행했다. A 씨는 수술 뒤 2주 만에 문제 없이 퇴원했으며 정기검진으로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바터팽대부 부위(센텀종합병원 제공)

센텀종합병원 측에 따르면 팽대부암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성 다발성 대장 용종증과 같은 유전성 질환이 있는 경우 팽대부암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요 증상은 황달, 체중 감소, 소화 불량(메스꺼움, 구토, 식욕 부진 등), 대소변 변색 등이다. 팽대부암의 치료와 수술이 어려운 이유는 부위가 여러 주요 혈관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수술할 때 혈관 손상의 위험이 높고 초기 증상이 미미하거나 비특해서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술법은 유문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인데 이 수술은 췌장, 십이지장, 담도, 담낭, 위의 일부를 제거하고 다시 연결하는 매우 복잡한 고난도의 수술이다. 따라서 아주 숙련된 외과 의사와 전문팀, 최신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이상엽 과장은 "팽대부암 같은 소화기 암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발견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가족성 다발성 대장 용종증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발견이 필수적"이라며 "가족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정기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