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 확장제 '벤토린네뷸' 일시 공급 중단…환자들 "약값 부담"

"살부톨은 비급여, 벤토린흡입제는 사용 불편"
환자들 "한시적 긴급지원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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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30대 후반 주부 A 씨는 평소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12세 딸 B 양이 며칠 전 갑자기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호흡곤란으로 괴로워해서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로 데려갔다. 급성 천식에 의한 발작이었다.

B 양은 기관지경련 처치제를 처방받고 안정을 되찾았다. B 양은 그동안 여러차례 응급실을 다니면서 '벤토린 네뷸'이라는 기관지 확장제를 처방받았으나 이번엔 '살부톨'을 처방받았다.

A 씨는 그동안 집에서 딸에게 직접 흡입시켰던 약(벤토린 네뷸)이 아닌 데다 약값까지 비싸 병원에 문의한 결과 벤토린 네뷸 제약사의 공장 이전으로 내년 4월까지 일시적으로 생산이 중단돼 대체약을 처방했다는 답을 들었다. A 씨는 딸의 비급여 약값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했다.

17일 부산 온종합병원에 따르면 급성천식이나 만성 기관지경련 처치제로 사용되는 벤토린네뷸 수입자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지난달 초쯤 제조소 변경 등으로 다음달부터 내년 4월까지 일시적으로 해당 의약품 공급 부족을 보건당국에 보고했다.

이에 따라 전국 의료기관에서는 이 기간 동안 벤토린흡입액이나 살부톨을 대체약으로 처방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나 보호자의 경우 사용법이 까다로워 사용하기 어려워하거나 비급여로 인해 진료비 부담이 가중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온종합병원은 그동안 매달 2500여 개의 벤토린네뷸을 처방해왔으나 제조사의 사정으로 지난 2일부터 살부톨과 벤토린흡입액을 대체 처방하고 있다.

벤토린네뷸과 같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살부톨은 비급여 품목으로 개당 2500원이다. 이에 비해 벤토린네뷸은 이의 10분의 1도 안되는 186원으로 환자부담이 10배 이상 늘어나게 된 셈이다.

벤토린네뷸과 같이 급여항목에 속하는 벤토린흡입액은 비용 부담은 비슷하지만 용량이 20㎖짜리로, 이를 환자에게 연령에 따라 회당 0.3~1㎖씩 처방해야 해서 환자나 보호자들이 처방받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르기천식으로 응급실을 자주 이용한다는 40대 B 씨는 "벤토린네뷸 공장의 이전작업으로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살부톨을 건강보험 급여에 편입해주거나 정부나 지자체에서 한시적으로 긴급지원책을 마련하면 고물가시대에 서민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건당국에 약값 인하를 호소했다.

송정윤 온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벤토린흡입제는 소량으로 흡입해야 하며 약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집에서 자가로 사용하도록 처방하는 건 위험하다"며 "입원환자의 경우 진료비용 등을 고려해 드물게 벤토린흡입액을 처방할 뿐 외래처방은 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마다 벤토린네뷸처럼 사용하기 편리한 살부톨 처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개당 비용이 네뷸에 비해 10배 이상 비싸지만 편의성이나 감염 예방 차원에서 외래처방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