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호텔 '250억 먹튀' 가담 업체 대표·공무원 등 13명 추가 송치

허위계약서로 돈 빼돌려… 공무원들은 향응 대가로 편의 제공

경남경찰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경찰이 ‘경남 합천 호텔 시행사 250억원 횡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 관련 공무원과 범행에 가담한 업체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송치했다.

경남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건립 사업 시행사 협력업체 대표 A 씨 등 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뇌물수수 혐의로 B 씨 등 전·현직 합천군 공무원 4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 9명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작년 3월까지 호텔 조성 사업 시행사와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해 시행사가 신탁회사에 맡긴 부동산 PF 대출금을 빼돌릴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시행사와 조경 등 부대사업 명목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한 8개 업체 관계자다. 이 중 5개 업체는 실제 운영을 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로 드러났다. 페이커 컴퍼니 대표 3명은 이 사건 주범인 시행사 대표 C 씨와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B 씨 등 4명은 작년 2월 C 씨에게서 향응을 받고 사업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는다.

합천군은 2021년 시행사와 합천영상테마파크 부지에 민간 자본 약 590억원을 투입해 200여실 규모의 4성급 호텔을 건립한다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C 씨 등이 부동산 PF 자금 250억원을 빼돌려 잠적하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작년 5월 합천군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그해 8월 잠적한 C 씨를 검거해 구속한 뒤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시행사 명의상 대표, 부사장, 브로커 등 3명을 추가 구속했다. 이들은 현재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C 씨는 지난달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징역 10년 6개월을 구형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이날 13명을 포함, 모두 17명을 검찰에 넘긴 상태다.

경찰은 이 사건 일당이 PF 대출금 250억원 중 177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나머지 73억원은 설계비 등 실제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 일당이 편취한 177억원에 대해 몰수·추징 보전 조치를 받았으나 C 씨 등이 범죄수익을 채무변제, 고급 차량 구입 등에 사용하는 바람에 실제 회수한 돈은 2억 5000여만 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