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찌르겠지" 조롱에 흉기 휘두른 MZ조폭 징역 4년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자신의 폭력조직 후배에게 폭행을 당한 20대 남성이 사과를 요구하며 도발하자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MZ조폭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의 후배 조직원들은 지난해 10월 7일 새벽 B씨(20대) 일행들과 길에서 시비가 붙어 집단 다툼을 벌였다. A씨 역시 뒤늦게 현장에 도착해 싸움에 가담했다.

B씨는 다음날 평소 알고 지내던 A씨를 서구 자택으로 불러 “전날 너희 동생들이 나를 때렸으니 네가 정리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집에 있던 가위를 들고 A씨의 앞머리를 멋대로 자르고, 강제로 소주병을 입에 물리고 주먹으로 폭행했다.

이어 B씨는 “나를 죽여라, 못 찌르겠제, 못하겠으면 무릎 꿇어라”고 도발하며 A씨를 조롱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근처에 있던 흉기로 B씨의 얼굴과 가슴 등을 수차례 찔러 B씨에게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해를 입혔다.

범행 직후 A씨는 수사기관 추적을 피해 조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도주하기도 했다.

A씨는 법정에서 “살해의 고의가 없었으며, B씨의 명시적 승낙 의사가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쓰러진 피해자에게도 흉기를 휘둘렀고 찌른 부위 역시 얼굴, 가슴 등으로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주요 장기가 위치한 부위로 충분히 생명 위험을 인식할 수 있었다”며 “불확정적이라도 미필적 고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함께 간 지인의 만류에 겨우 공격을 멈추고 피해자에게 어떠한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고 도주했다”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한 이상 피고인은 상해를 저질렀기에 명시적 승낙의 의사표시가 있어 죄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범죄, 특수감금죄 등으로 집행유예 기간 자숙하지 않고 또다시 범행을 저지르고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면서 “범행은 다행히 미수에 그쳤고,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