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들 "이미 8번 늦어…선구제 포함 특별법 개정" 호소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지난 1일 대구에서 처음, 전국에서는 8번째 전세사기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영남권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영남권 전세사기 피해자 연합대책위원회(부산·대구·경산)는 24일 부산 동구 부산역 앞 광장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부산을 비롯해 인천, 대전 등지에서 동시에 열렸다.

서지연 부산시의원(건설교통위원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부산시에 접수된 피해사례는 2298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된 건은 1766건이다. 피해자 중 2030세대 청년층이 82%에 달하며, 피해금액은 2354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부산 전세사기 피해자 대부분이 대구 희생자와 같은 청년층"이라며 "전세사기는 미흡한 제도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자, 미래의 희망을 빼앗은 경제적 살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특별법은 저렴한 빚을 내거나 추가 빚을 낼 수 있는 지원 외에는 직접적인 피해를 구제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없다"며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선구제가 포함된 개정안'이 꼭 통과돼야 더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우선이라며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에 여전히 소극적"이라며 "이미 8번 늦었다. 더 많은 피해자와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조속히 특별법 개정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집회에 앞서 대구 전세사기 피해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부산역 광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많은 시민들이 들려 고인을 애도했다.

헌화를 마친 한 시민은 "죄 지은 사람들은 오히려 억울하다며 이리저리 처벌을 피하려고만 하는데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지 현실이 안타깝다"며 "또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