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츠가무시와 헷갈리는 여름철 봉와직염 주의…"작은 상처 방심 안 돼"
- 강정태 기자
(부산=뉴스1) 강정태 기자 = 60대 중반 김 모씨는 며칠 전 잠자리에 들려다 깜짝 놀랐다. 가려움에 몇 번 긁었더니 오른쪽 다리가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물린 자국도 없었고, 그런 기억조차 없었다. 다만 친구들과 함께 산에 갔다가 풀밭에서 놀았던 기억이 떠올라 츠츠가무시 같은 유행성출혈인가 싶어 겁이 덜컥 났다. 기침이나 열은 없었으나, 그는 집 근처 병원의 응급실로 달려갔다. 봉와직염이라고 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봉와직염은 피부의 작은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해 진피와 피하조직에 일어나는 세균 감염증이다. 원인균은 황색포도알균과 A군 사슬알균이 가장 흔하다. 2세 이하 어린이에서는 인플루엔자 간균 B형이 주 원인균이다. 그밖에 폐렴균이나 대장균도 흔한 원인이며, 어패류로 감염되는 경우 비브리오 패혈균이 봉와직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증상은 김씨처럼 해당 부위가 붓고 열이 나며 통증이 동반된다. 눌렀을 때 압통이 있고, 염증이 진행되면서 홍반이 뚜렷해진다. 표면에 작은 물집이 생기거나 가운데가 곪아 단단한 결절이 생기기도 한다.
다만 그 증상이 비슷해서 츠츠가무시로 오해하는 일이 잦다. 두 질병 모두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봉와직염은 주로 다리에 발생하며, 국소적인 홍반, 압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반면 츠츠가무시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으로, 발열, 발진, 두통,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봄·여름에 주로 발생하는 봉와직염과 달리, 츠츠가무시는 주로 가을철에 발생한다.
세균감염으로 발생하는 봉와직염의 치료는 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와 소염제를 함께 복용한다. 상처 부위를 깨끗이 유지하고, 드레싱을 통해 상처를 잘 보호해야 한다. 봉와직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치료시기가 늦어지면 심각한 합병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봉와직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세균이 혈액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는 경우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봉와직염의 세균이 뼈나 심장에까지 침투하게 되면 골수염이나 심내막염이라는 합병증도 일으키게 된다.
부산 온종합병원 정형외과 장의찬 과장은 “봉와직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상이 심하거나, 고령자,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 등은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봉와직염을 예방하려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상처가 생긴 경우에는 깨끗하게 소독하고 치료해야 한다”며 “무좀이나 습진 등의 피부 질환도 봉와직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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