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 1회 추경예산 23% 삭감에 군수·공무원 반발 거세

증액 373억원 중 88억원 삭감…"의회가 군민 생활 불편·경제 활성화 외면"

의령군 간부 공무원들이 11일 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의회가 올해 1차 추경 예산안을 대규모 삭감한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4.11 뉴스1/한송학기자

(의령=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의령군의 올해 1회 추경 예산안을 군의회가 대폭 삭감하자 오태완 군수에 이어 군청 간부들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 9일 열린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심사한 올해 1회 추경 예산안 증액분 373억원 중 88억원을 삭감했다.

예산 삭감 직후 오 군수는 "군민을 볼모로 삼는 예산삭감 행위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의회에서 자행됐다"며 "긴급현안 사업비를 깎는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같아 군은 할 수 있는 모든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고 반발했다.

간부 공무원들도 11일 군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삭감에 대한 이유를 묻고 결코 예산 삭감에 따른 주민 불편·불안을 외면해서 안 된다고 촉구했다.

중앙정부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예산도 삭감돼 국비를 반납하게 될 처지에 놓여 향후 국도비 지원사업에서 페널티를 받는 상황도 우려했다.

이들은 "주민 불편 해소와 안전 확보 예산삭감은 군민을 포기한 것이고 청년 사업 예산삭감은 의령 미래를 포기한 것"이라며 "군민 안전 확보와 생활 불편 해소, 지역경제를 살리는 것보다 시급한 일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정부의 공모사업에 다른 시·군과 경쟁해 국비를 확보했지만 군의회가 이를 전액 삭감해 국비를 반납하게 될 처지에 놓였다"며 "이는 지역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전환점을 의회에서 걷어차 버린 것으로 전국 어느 지자체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황당한 사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공을 들여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관계 부처를 찾아가 설명하는 등 노력으로 얻은 성과이며 재정 사정이 열악한 군의 상황에서 국·도비 보조금은 절실한 상황이다"며 예산 삭감의 이유를 물었다.

이들은 "삭감된 예산 중 5개 농업 사업은 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미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까지 마친 상태로 농업인들의 피해가 발생할 것은 당연하다"며 "군의회는 민생 대책에 있어 방관자가 되어서도 안 되며 이번 사태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군민이 원하는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