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반토막+인턴 줄포기'…"더이상 못 버텨" 병원도 한계상황(종합)
대학병원 상반기 임용 등록 2일 마감…대부분 미등록
병원 관계자 "환자 수 반토막"…경영난에 비상경영 돌입
- 조아서 기자, 김태진 기자, 강교현 기자, 장수인 기자, 임양규 수습기자, 남승렬 기자
(전국=뉴스1) 조아서 김태진 강교현 장수인 남승렬 기자 임양규 수습기자 = 전공의 이탈의 장기화로 전국 대학병원에서 인턴 예정자들의 임용 포기 사례가 속출하면서 의료공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더구나 전문의들의 52시간 준법 의료 선언으로 외래진료가 단축되면서 환자 불편은 물론, 병원은 적자에 따른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3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인턴 등록 마감한 결과, 총 67명 중 1명이 등록해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건양대병원(33명), 대전을지대병원(27명), 대전성모병원(25명)은 당초 임용 예정이던 인턴들이 모두 등록을 하지 않았다.
부산대병원에서는 본원의 인턴 대상자 60명 전원이 등록하지 않았다. 양산부산대병원에서도 예정자 38명 전원이 임용을 포기했다.
충북대병원 역시 인턴 대상자 35명 전원이 등록하지 않았다.
대구의 경우 대구파티마병원에서만 1명이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북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선 한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인턴은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전문의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다. 인턴들이 임용 등록을 포기함에 따라 이들은 올해 상반기에는 수련할 수 없고 올 하반기나 2025년 3월이 돼야 수련할 수 있다.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 장기화로 일부 병원들은 경영난을 호소하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거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전북대병원은 지난달 병원 5층 병동 1곳을 폐쇄했다. 병상은 전공의 '파업' 전이던 지난달 20일 대비 30% 축소 운영되고 있다. 또 전체 수술실 21개 중 30~50%만 가동되고 있다.
하루 수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지난달 18일부터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율적인 무급휴가도 시행되고 있다. 현재 전북대병원은 과거 만들었던 마이너스통장(150억~200억 원 규모)을 사용해 병원 운영을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병원도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이후 병동 4개를 폐쇄하면서 병상 가동률은 기존의 65% 정도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일일 수입이 기존보다 2억~4억 원 상당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원광대병원은 수입 감소로 인한 병원 운영을 위해 예비비 일부를 인건비 등 고정 지출에 사용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역시 의사직을 제외한 본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직원 6000명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병상 가동률은 50%대로 급감했으며, 병동 6개를 폐쇄해 축소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6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운영 차질을 대비하고 있다.
대전 주요 병원들도 병동 통폐합 및 일부 진료과에선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 등 병원 운영을 축소·유지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병원은 비상근무체계에 돌입,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를 시작하고 전문의 위주로 근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피로가 누적되고 있는 교수들은 오는 5일부터 매주 금요일 개별적으로 외래진료를 휴진하기로 했다.
대구의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환자 수가 반토막 났다"며 "환자 수가 급감하자 병상 가동률도 50%대로 떨어졌으며, 2개 병동을 1개로 통폐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경영난을 토로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교수들도 사직 행렬에 동참하고 있어 병원의 한계가 임박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 "앞으로 두 달, 5월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으면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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