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0m 앞 초고층 실버타운 추진…해운대 마린시티 학부모 반발
"73층 규모, 공사기간 5년…안전·일조권 등 침해" 주장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부산 대표 부촌 해운대 마린시티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에 초고층 건물 신축 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가 반발하고 나섰다.
해원초 학부모회는 27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권리는 경제적 개발 가치보다 우선해야 한다"며 "교육청의 엄정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집회는 이날 열리는 옛 한화갤러리아 부지(우동 1406-7번지)에 들어설 73층 규모의 실버타운 신축 사업에 대한 교육환경영향평가 심의를 앞두고 학부모의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들은 학교 정문 앞 20여m 거리에 고층 실버타운이 들어서면 학생 등하교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일조권 침해와 더불어 초고층 건물간 빌딩풍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6학년, 4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공사기간 5년은 한 학생이 1학년으로 입학해 6학년이 될 때까지의 기간"이라며 "등하교 길에 대형공사차량과 타워크레인 라인을 피해 다녀야 하며, 비 온 뒤 마르지 않는 운동장에서 수업을 받아야 할 게 자명하다"고 성토했다.
현재 해원초 인근 옛 한화갤러리아 부지에서는 지하 5층~지상 73층 규모의 실버타운 2개동을 건축하는 '마린시티 복합시설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로 옆 옛 해운대 홈플러스 부지에는 연면적 33만4064㎡ 규모로 지하8층~지상 54층 상업오피스 2개동 건립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두 부지 모두 교육환경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절대보호구역(50m 이내)과 상대보호구역(200m 이내)을 포함하고 있어 교육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야 건축 인허가 절차를 이어갈 수 있다.
교육청 심의와 별개로 각 사업의 시행자 측은 지난해 시의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하고,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옛 해운대 홈플러스 부지 내 사업은 현재 환경영향평가까지 조건부 승인을 받은 상태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지하안전영향평가 등을 남겨두고 있다. 옛 한화갤러리아 부지 개발사업의 경우 환경영향평가가 접수된 상태다.
개발업계는 이번 교육환경영향평가가 개발사업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환경영향평가의 주요 심의 내용에는 통학 안전, 일조량 등이 포함되는데, 해원초의 경우 이미 학교를 둘러싼 4면 중 2면이 마린시티 고층빌딩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 역시 "동짓날 기준 4시간 이상 일조량이 확보돼야 하는데 해원초는 이미 주변 고층 건물로 인해 일조권 침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주변 개발 사업에 대해 평가 기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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