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피해자 보복협박 혐의 부인

"전 여자친구에 대한 혐박 혐의는 인정"

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른 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지난해 6월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공판이 끝난 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3.6.1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귀가하던 일면식 없는 여성을 뒤따라가 무차별 폭행해 징역 20년을 확정 받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 모 씨(31)가 전 여자친구에 대한 협박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보복협박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이 씨측 변호인은 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 병합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돌려차기 피해자에 대한 보복협박 등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이 씨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협박 등), 모욕, 강요 등 혐의가 적용돼 있다.

이 씨는 앞서 전 여자친구 B 씨에게 3차례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으며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한 바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28일 돌려차기 피해자 A 씨에 대한 보복협박 등 혐의로 이 씨를 추가 기소한 뒤 재판부가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기로 하면서 이날 병합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이 씨측 변호인은 검사가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 중 수감자들이 돌려차기 피해자 A 씨에 제보한 SNS 메시지, 동료 수감자이자 유튜버 C 씨의 방송 중 진술 등에 대해 부동의했다.

변호인은 "SNS 메시지의 작성자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실제로 이 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한 수용자가 보낸 게 맞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증거 부동의 가능 여부와 함께 증인 심문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2월 돌려차기 사건 재판 중 구치소에서 만난 유튜버 C 씨에게 "차라리 죽일 걸 그랬다", "탈옥해 피해자를 찾아가 두 배로 때려 죽여버릴 거다" 등의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A 씨가 엄벌을 호소하는 바람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돼 1심에서 징역 12년이 선고됐다고 생각해 앙심을 품고 있었던 중 지난해 1월 25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 소장을 송달받으면서 A 씨의 주소 등을 알게 됐다.

이 씨는 수감자들에게 송장을 보여주면서 "피해자가 모 건물에 산다, 찾아가 똑같이 발로 차 기절시킬 거다"고 협박성 발언을 반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호실의 수감자들과 목소리를 높여 대화하는 이른바 '통방'의 방법으로 공공연하게 A 씨에 대한 외모비하 등 모욕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같은 호실 수감자에게 규율 위반으로 신고해 접견 등 제한 조치를 받게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파란색 수의를 입고 출석한 이 씨는 재판 내내 방청석을 등진 채 재판부를 향해 앉아 있었고 재판이 끝나자 재판장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A 씨는 "법정에서 적나라하게 표현된 인격 모욕성 발언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유튜버 C 씨가 제 이사한 집주소까지 다 알고 있었고 구치소 출소자들이 일관되게 제보했다. 아무리 부인해도 일부러 지어낼 수 없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