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버틸까" 전공의 이어 전임의·신규인턴까지 '임용포기' 속출

4일 부산대병원 수납창구 앞 한산한 대기석. /뉴스1 ⓒ News1 권영지 기자

(부산=뉴스1) 권영지 조아서 기자 = "평소보다 많이 한가하죠. 환자들이 많이 줄었어요."

전국적으로 전공의와 신규인턴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부산에서도 의료공백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4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대기 인원이 빽빽이 앉아있던 수납창구 앞 대기석도 대부분 비어있었다.

부산대병원 안내데스크 직원 A씨는 "의사 집단행동 전보다 확실히 환자나 보호자들의 발걸음이 많이 줄었다"면서 "너무 한가해서 어색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은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이 병원 복귀를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신규 인턴들도 의대 증원에 반발해 임용포기서를 제출하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1일부터 출근하기로 예정돼있던 임상강사 등 펠로우(전임의)도 27명 중 22명이 임용을 포기한 상태다. 이에 병원은 병상 가동률을 50~60% 정도로 축소 운영 중이다.

인제대 부산백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공의 미복귀와 신규인턴 임용포기가 속출하면서 의사들의 부재로 인해 응급실 병상을 정상 운영 때보다 20% 이상 축소 운영하고 있다.

특히 3월이 된 후 전임의 11명 중 10명이 출근 일자를 미루는 등 병원 출근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이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로비를 지나고 있다. 2024.3.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부산백병원 관계자는 "중증환자 위주로 받고 있으며 경증일 경우 2차 병원으로 안내하고 있다"면서 "구급대에서도 응급환자 이송이 가능하냐고 묻는데 수용 자체가 불가능한 케이스는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은 신규인턴 25명 전원이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임용포기서 제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은 교수들이 당직을 서면서 응급·중증 환자 위주로 받으며 최대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병원도 신규인턴 33명 전원이 임용을 포기하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병원은 응급실 병상을 40개에서 절반 수준인 20개 축소 운영 중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이런 상태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사태가 금방 진정될 것 같진 않아서 병원 내부에서도 다들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의 자택과 사무실 등 압수수색에 이어 의협 관계자 4명의 출국을 금지하는 등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강경대응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의료현장에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및 처벌 등의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0z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