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살려줘" 14분 애원에도…10대 남매 살해한 친부 징역 30년
법원 “피해자들 미성년자, 계획 범행 등 고려"…검찰은 사형 구형
- 강정태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10대 자녀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친부에게 징역 30년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장유진 부장판사)는 14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생명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모친과의 갈등과 신변을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나 그러한 사정들이 자녀들의 생명 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범행 과정에서 아들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데도 범행한 점,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인 점, 계획적인 범행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28일 경남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에서 딸 B양(17)과 아들 C군(16)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의 모친과의 불화로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계획하다 자녀들도 계획에 포함시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10여년 전 이혼 후 모친과 함께 지내면서 자녀들을 양육하다 모친의 잔소리에 분가를 하려고 했으나 분가도 어려워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웠다. 약국을 돌아다니며 수면제를 미리 처방받아 두고, 범행에 사용할 철끈 등도 구매해뒀다.
자녀들의 적금을 해약해 범행 직전 자녀들과 남해와 부산을 여행하면서 지낼 호텔도 예약했다.
남해와 부산 여행을 마친 그는 부친 묘소가 있는 김해 야산으로 가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C군은 A씨의 범행에 고통스러워하며 “살려줘, 아버지, 살려주세요”라고 14분여간 애원했으나 A씨는 이를 외면했다. 이는 범행 당시 A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담겼다.
C군은 가족여행을 마친 직후 A씨에게 “아버지 같이 여행을 와줘서 너무 고마워요. 나중에 커서 보답할게요”라고 하기도 했으나 끝내 A씨의 손에 숨졌다.
A씨는 범행 후 극단선택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발견되면서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아무런 잘못이 없는 미성년 자녀들을 살해하고, 유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줬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결심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아이들에게 참회하고 뉘우치며 살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jz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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