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해운시장 공급과잉 전망…니어쇼어링 확대 가능성은 '물음표'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라스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라스얀센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뉴스1) 권영지 기자 = 부산항만공사(BPA)가 최근 개최한 제11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BIPC)에서 팬데믹 이후 선사들이 해운호황을 맞아 과도한 선박발주를 해 이로 인한 공급과잉이 전망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BIPC에서 '컨테이너 해운시장: 2024~2030년 주요한 변화'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라스 얀센(Lars Jensen) 베스푸치 마리타임 대표는 2024년 이후 해운시장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팬데믹 이후 이어진 선사들의 해운호황 당시 선사들의 과도한 선박발주로 인한 공급과잉이 전망된다는 점이다.

선박을 구하지 못해 물류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당시 상황과는 정반대로 2024년 이후는 당시 발주한 선박들이 차례로 시장에 공급된다.

이로 인해 수요를 크게 초과하는 선박의 공급이 선사들의 운임협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과잉으로 인한 유휴선박 발생, 나아가 경영악화의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스 얀센 대표는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해운시장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해운불황이 9년여간 지속된 점을 언급했다.

6년간 지속되던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던 2014년, 선사들 간에 2만 TEU급의 초대형선박을 발주하며 다시 공급과잉을 유발했던 사례를 들며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더 탄력적인 공급노력과 대응으로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니어쇼어링(Near-shoring)'에 관해 시장의 의견에 대립하는 이례적인 의견도 주목을 받았다. 니어쇼어링이란 근거리 또는 인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을 말한다.

라스 얀센 대표는 "최근 몇 년 간 미중 무역 갈등, 글로벌 공급망 혼란 등을 겪으면서 생산기지가 중국을 벗어나 동남아, 남미 등으로 이전하는 니어쇼어링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나,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수출입 화물의 가치(금액)에 비해 컨테이너 해상 수송 비용은 아주 미미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여전히 싼 노동력을 찾아 중국 등 기존의 생산기지에서 생산을 하고 있고, 미래에도 그럴 확률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또 니어쇼어링의 경우, 기존에 비해 해상운송 거리가 단축돼 더 친환경적일 것이라는 통념이 있으나, 이것 역시 반드시 사실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역내 단거리 운송은 중소형 선박을 이용하기 때문에 '규모의 비경제(dis-economies of scale)'가 발생해 단위 화물당 배출가스량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덴마크 해운조사분석 기관인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에 따르면, 컨테이너 화물 1TEU 당 평균 해상 운송 거리가 과거 5개년 간 계속 증가했고, 이는 니어쇼어링이 늘고 있다는 주장에 반하는 데이터로 볼 수 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BPA는 이번 제11회 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에서 논의된 다양한 제안과 전망들을 향후 부산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수립 등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0z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