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라는 '엔진' 잃은 가덕신공항, 조기개항 난항 '우려'

"2029년 개항 못 하더라도 최대한 앞당겨 추진해야"

가덕도신공항 조감도./뉴스1 DB

(부산=뉴스1) 이현동 기자 =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전이 결국 실패로 돌아가면서 가덕도신공항의 ‘조기 개항’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와 지자체가 엑스포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목표 시기를 맞추겠다고 언급했지만 ‘엔진’을 잃은 사업이 순항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와 부산시는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12월 중에 기본계획을 확정해 고시할 방침이며 내년 1월 중 공사 발주, 같은 해 연말께 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비는 총 14조원 규모다.

이런 목표가 세워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부산엑스포 유치가 전제됐기 때문이다. 시는 엑스포가 진행되는 6개월간 전 세계에서 5000만 명 이상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를 위해 가덕신공항을 최대 핵심 교통거점시설로 활용할 복안을 세웠다.

원래 개항 목표 연도가 2035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립 기간이 절반이나 단축된 것이다. 이 정도 규모의 공항을 5년 만에 짓는 일은 시간적·물리적 측면에서 거의 불가능한 수준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부산엑스포라는 동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부산이 엑스포 유치에 실패하면서 2029년 개항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공항을 서둘러 개항해야 할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환경·안정성 등 공항 건립을 둘러싸고 조사·검토·검증을 더욱 꼼꼼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지자체와 정치권, 시민들은 조기 개항 목표를 철회해선 안 되며 비록 목표 시기(2029년)는 맞추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최대한 개항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덕도협동조합 전상범 전무이사는 “아무래도 어려운 난관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9년 개항이라는 목표를 향해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며 “곧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도 설립되고 내년엔 총선도 있다. 모두가 힘을 모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한 관계자는 “엑스포유치에 성공했더라면 수월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가덕신공항 사업은 2029년 조기 개항을 목표로 추진돼야 한다”며 “신공항뿐만 아니라 부산에 북항재개발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다. 이런 사업들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당력을 모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 신공항추진본부 관계자는 “물류 선점 등 여러 측면에서 개항 시기를 앞당기는 게 중요하다. 1년 앞당기면 10년 앞서가는 것과 같은 효과”라며 “엑스포 유치 여부와 상관없이 가덕신공항은 2029년 개항이 목표였다. 차질 없이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h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