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하루 앞으로…부산, 2030엑스포 유치 성공할까

日 부산 지지·사우디 국제대회 독식 등이 변수
박형준 "마지막 휘슬 울리기 전까지 최선다할 것"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결의대회'에서 동구 구민 등 참석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3.11.2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결정짓는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꺾고 대역전극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 등은 부산과 리야드가 박빙의 판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일부 외신 등은 현재까지 리야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중 아프리카 대륙 대다수 국가 등 60개국 이상이 리야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로마도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등에 업고 있어 득표 수가 예상보다 높을 수 있어 승부는 마지막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엑스포 개최에 성공할 경우 부산시는 엑스포 추진위원단을 본격적으로 꾸리고 개최예정지 토지보상 등 관련 절차를 진행(2025~2027)한 뒤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엑스포 개최 부지 조성과 건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토지보상 등을 통한 지역소득창출로 9조7075억원, 부지조성과 건축에 따른 생산유발효과 4조158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1423억원, 취업유발효과 1만8066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2030년 엑스포 개최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39조64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6조8629억원, 취업유발효과 48만6158명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실패할 경우 가덕도신공항, 북항재개발 등 굵직한 지역 현안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남부권 발전을 통한 '2개(수도권 동남권)의 바퀴로 굴러가는 대한민국' 실현도 주춤할 수 있다.

야권 등에서 여당의 책임론 등을 내세우며 반격에 나설 조짐도 관측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엑스포 유치 성패가 내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의 승패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염원 결의대회'에서 동구 구민 등 참석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3.11.27/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지역 한 야권 관계자는 "부산의 도시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것은 그동안 엑스포 유치홍보를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홍보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시적 효과다. 실패할 경우 홍보 활동이 끊기면 다시 쪼그라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엑스포 유치를 위해 박 시장 등이 해외를 다닌 성과는 이번 투표를 통해 어느 정도 나타날 것이다. 실패할 경우 민생 관련 등 여러 분야에서의 부실 행정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포 개최지는 한국시간으로 28일 오후 10시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관계자들의 무기명 투표로 결정된다. BIE 회원국은 유럽 49개국(26.9%), 아프리카 49개국(26.9%), 미주 32개국(17.6%), 아시아 20개국(11.0%), 중동 19개국(10.4%), 태평양 13개국(7.2%)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엑스포 개최 후보도시인 부산과 리야드, 로마가 차례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이후 한국시간으로 29일 새벽 개최지 선정을 위한 투표가 실시된다.

투표에서 3분의 2(122표)이상 득표한 도시가 나오면 개최지는 곧바로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3위를 제외하고 1, 2위 국가간 2차(결선)투표를 통해 한 표라도 더 얻는 도시가 최종 선정된다.

부산은 1차 투표에서 리야드가 122표 이상 확보하는 것을 막고 로마를 꺾은 뒤 2위로 결선에 오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로마를 지지했던 유럽 등 국가의 표를 흡수해 리야드에 역전하겠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 될 경우 부산은 등록엑스포 사상 최초 결선투표 역전승의 사례가 된다.

변수는 26일 일본 정부가 한국 지지를 공식화한 것과 관련해 일본과 경제적 유대 관계가 깊은 동남아시아 등 국가의 표심이 선회할지 여부다.

사우디가 최근 2027 아시안컵, 2029 동계아시안게임, 2034 월드컵 및 하계아시안게임을 잇따라 유치한 점도 거론된다. 사우디가 2030엑스포까지 가져갈 경우 국제대회를 독식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부산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지막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젖먹던 힘을 다해 뛰겠다. 여러분도 큰 힘이 돼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