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선생은 민원도 없어"… '초임 교사 외모 갑질' 초등 교장 수사 의뢰

비위행위·아동학대 의심 행위 등 경찰 수사
2차 피해 방지와 분리 위해 교장 직위해제

전교조 경남지부와 양산 한 초등학교 갑질 피해교사 A씨가 13일 경남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가해를 호소하며 도교육청의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1 박종완 기자

(경남=뉴스1) 박종완 기자 = 신규 임용된 교사에게 외모 평가와 수업권 침해 등으로 '갑질'을 행사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경남 양산의 한 초등학교장이 직위 해제됐다. 교육당국은 이 교장의 '갑질' 사안과 관련해 수사를 의뢰했다.

17일 경남도교육청 감사관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초등학교장 '갑질' 사안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피해 교사와 교원단체들의 철저한 진상 파악, 수사 요구 등 의견을 반영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신규 교사 말고도 상당수 학교 교직원에게 비인격적 발언을 했던 것으로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앞서 이 교장이 피해 교사의 수업 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자신과 피해 교사의 외모 비교 등을 한 후 학생들이 일기와 편지에 이 내용을 적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은 "추가로 피해 교사가 피해 사실을 학생들의 일기와 편지에 적도록 했다는 정황이 접수돼 교장이 학생들에게 정서적 아동학대를 했다는 주장과 함께 수사를 의뢰해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가려내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2차 피해 방지 등을 위해 지난 14일 이 교장을 직위 해제했다. 이번 수사 의뢰로 아동학대 의심 행위와 교직원 추가 피해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교육청은 수사 의뢰와 더불어 자체 감사도 이어간다. 도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갑질 행위를 없애기 위한 교육감 의지가 확고한 만큼 직장 내 괴롭힘 등 공직사회 갑질 문화가 근절될 때까지 철저한 감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교장은 올 9월 임용된 교사에게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라", "눈썹 문신하고 루즈를 발라라", "요즘 애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선생을 봐. 그렇게 본 다음 그게 예쁘고 좋은 선생이면 민원이 없어"라고 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교장은 신규는 경험이 없어 종종 학부모 민원을 받는다며 교직원 앞에서 피해 교사 망신을 주고, 이 교사 수업 시간에 찾아와 학생들 앞에서 외모, 경력 등을 운운하며 수업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pjw_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