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공급·범죄수익금 세탁…조폭 등 12명 구속

대포통장 공급·범죄수익금 인출 2개 조직 20명 검찰 송치
피해금 46억원 돈 세탁…수수료 등으로 6억여원 받아 챙겨

하정섭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반부패수사2계장이 15일 경남경찰청 기자실에서 대포통장 유통.보이스피싱 범죄수익금 세탁 조직 검거 관련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3.11.15/뉴스1 강정태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만들어 공급하고, 수십억원의 범죄수익금을 세탁해 수수료로 수억원을 챙긴 자금세탁 조직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반부패수사2계는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2개 조직 20명을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중 범행 가담 정도가 중한 대포통장 유통 총책 A씨(20대) 등 12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전북 전주·익산 일대에서 보이스피싱에 이용될 계좌를 모집·유통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죄수익금 46억원을 세탁해 수수료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조직은 대포통장 공급 조직(15명)과 범죄수익금 인출 조직(5명) 2개다. 대포통장 공급 조직원은 대부분 전북 군산 등에서 활동하는 20~30대 조직폭력배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 등은 유령법인 명의의 대포통장 70여개를 만들어 통장 1개당 200만~250만원을 받고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인출책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수사기관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수차례 계좌 이체한 대포통장을 받은 뒤 통장에 있던 피해금을 현금으로 인출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인출의 대가로 범죄 수익금의 2%를 수수료로 받아 챙겼다.

경찰은 대포통장 유통책과 범죄수익금 인출책들이 범행을 통해 총 6억여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10월 자금세탁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이들을 검거했다. 자금세탁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계좌 1000여개의 자금흐름을 분석해 대포통장 유통 조직을 검거하고, 인출조직은 인출은행 폐쇄회로(CC)TV를 추적해 붙잡았다.

대포통장을 공급받은 B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해서는 추적 중이다. 이들은 과거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피해를 입거나 주식투자로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손실을 가상자산(코인) 보상’해주겠다며 접근한 이후 피해자의 개인·금융정보로 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편취했다. 경찰은 피해자 109명으로부터 46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포통장 유통책 및 현금인출책 수사를 확대해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