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산 가을밤 수놓은 8만발 폭죽 '황홀'…광안리 77만명 운집
제18회 부산 불꽃축제…골목마다 안전 인력 배치
광안리, 해운대 등 인파 몰려…관련 신고 76건
-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별빛처럼 반짝이는 불꽃이 부산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제18회 부산 불꽃축제 부산멀티불꽃쇼가 4일 오후 8시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 및 이기대, 동백섬 일대에서 펼쳐졌다.
이달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결정을 앞두고 'DREAM, 꿈이 이루어지는 무대'라는 테마 아래 1부 '모두의 꿈이 모이다', 2부 '꿈이 이루어지다'를 주제로 1시간 동안 다채로운 불꽃이 연출됐다.
'Future World Music'(퓨처 월드 뮤직)의 'The Magic Forest'(더 매직 포레스트) 신호탄으로 25인치 초대형 불꽃이 쏟아지자 현장에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 일제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임영웅 '모래알갱이'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가사에 맞춰 광안대교에서 금빛 폭포가 쏟아져 내리자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이날 광안리 해상과 이기대, 동백섬 앞바다 등에 쏘아올린 약 8만발 폭죽은 밤하늘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의 얼굴까지 환히 밝혔다.
경북 김천에서 온 임은정씨(47)는 "불꽃축제를 보러 89세 노모와 네 자매가 모두 출동했는데 출동한 보람이 있다"면서 "벌써 3번째 관람인데도 매번 새롭고 황홀하다"고 감탄했다.
오후 9시께 축제의 끝을 알리는 커튼콜 불꽃이 시작되자 관람객들 일부가 모래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경찰 등의 안내에 따라 줄지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주요 병목 구간인 광안리 만남의 광장 앞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일행을 찾는 이들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광안리 해변 일대 주요 도로에는 차량이 길게 늘어섰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축제에는 77만2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70만여명에 그쳤던 지난해 관람객 수보다 소폭 증가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결정 전 안전한 엑스포 개최 역량을 입증할 마지막 기회인 만큼 경찰, 소방 등은 안전에 총력을 다했다.
주요 지점 11곳에는 약 70㎝ 높이의 간이사다리에 올라간 '사다리 경찰관'이 배치돼 메가폰으로 멈추지 말고 이동할 것을 주문했다.
'혼잡안전관리차량' DJ폴리스에 오른 경찰관들도 갑자기 몰린 인파로 인한 사고를 대비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이동하라고 당부했다.
안전요원들은 광안리 해변에서 가까운 광안역과 금련산역에 많은 인원이 운집되자 남천역, 민락역 등 인근 다른 역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지하철 혼잡도가 심해지자 광안역 등 혼잡역에서부터 승객을 태우는 빈 열차도 19대 투입됐다.
귀가 행렬에 오른 제주도민 김모씨(56)는 "지난번 축제 때는 이 일대를 빠져나가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려서 오늘은 근처에 방을 미리 잡아뒀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 찰과상, 어지러움증, 복통 등을 호소한 시민 34명이 현장에서 응급 의료 지원을 받았고 발작과 어지럼증을 호소한 5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축제 도중 발생한 큰 사고는 없었으나 교통불편, 소란 등 불꽃축제 관련 신고가 76건 접수됐다.
올해도 쓰레기 문제는 반복됐다.
시민들이 떠난 자리에는 먹다 남은 배달음식, 테이크아웃 컵, 과자 봉지 등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모래사장에도 돗자리와 비닐봉지 등 각종 쓰레기가 방치됐다.
23곳에 46개 임시 쓰레기통이 설치됐지만 쓰레기통마다 이미 쓰레기가 가득 차 흘러넘쳤다.
수영구 측은 행사 직후부터 5일 오전 7시까지 환경공무직, 자원봉사자 등 277명을 동원해 광안리 해변, 수변공원, 남천호안로 등 현장 정리를 실시한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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