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억 받아냈는데'…부산 동구 지방소멸대응기금 집행률 0%

2년치 기금 전액 아동·청소년시설에 투입…대체 부지 확보 마련
2026년 준공 계획…인구감소지역 서구 23.3%·영도구 15.2%

폐교된 부산 동구 좌천초./뉴스1 ⓒ News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의 인구 감소지역 중 하나인 동구가 정부에서 지방소멸기금을 받고 있음에도 단 한푼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동구청은 지난해와 올해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받은 112억원 전액을 어울림파크 복합플랫폼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다.

어울림파크 복합플랫폼은 총사업비 251억원이 투입되는 아동 돌봄·청소년 복합 SOC시설이다. 연면적 4440㎡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동구는 장기적으로 젊은 인구 유입을 도모하기 위해 지역에 부족한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을 충족한다는 목표로 플랫폼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아동 육아시설과 청소년 자녀의 문화 시설을 제공해 지역 거주 선호도를 높여 2030세대 유입을 꾀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사업이 추진됐으나 소멸대응기금은 단 한푼도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기초단체와 달리 기금 전액을 특정 사업에 전액 투입하기로 계획했는데, 해당 사업 추진 속도가 늦어지면서 현재까지 집행률 0%를 보이고 있다.

원래 플랫폼 건립 부지는 폐교 상태인 좌천초였으나 지난 1월 좌전초 인근으로 부지를 옮겼다. 플랫폼 구축 사업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이라는 이유로 국토교통부가 구에 불가 입장을 내면서 사업 계획에 변동이 생긴 것이다.

구는 대체 부지를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려 기금 집행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계획 변경에 따라 부지를 매입하고 사전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말 설계공모를 거쳐 실시설계용역에 실시한 뒤 내년 12월 착공, 2026년 12월 준공을 예정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자체별 집행 현황' 따르면 기금을 받는 전국 지자체 122개의 기금 집행률은 37.6%로 나타났다.

부산에서는 유일하게 동구만 기금 집행률이 0%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구 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서구의 기금 집행률은 23.3%, 영도구는 15.2%로 나타났다. 관심지역인 중구와 금정구는 각각 94.5%, 12.6%의 집행률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산 인구는 2013년 9월 353만1643명에서 올해 9월 330만836명으로 감소했다.

부산 동구 어울림파크 복합플랫폼 조감도. (부산 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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