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4년제 대학 9곳 중 8곳 수시 모집 6대 1미만…'사실상 정원 미달'

도내 대학 대부분 지난해 대비 수시 경쟁률 하락
수도권 대학·보건의료계열로 집중 "양극화 심해"

창원대학교 전경.(창원대 제공)

(경남=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도 4년제 대학의 2024학년도 신입생 수시 원서접수 결과, 창신대를 제외한 도내 대학 8곳은 경쟁률 6대 1 미만으로 '사실상 정원 미달' 성적표를 받았다.

수시 원서의 경우 1인당 총 6회 지원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경쟁률 6대 1이상이 돼야 안정적으로 정원을 채울 수 있어 미만일 경우 사실상 정원 미달로 해석한다.

경상국립대를 제외하고는 도내 4년제 대학 모두 지난해보다 수시 경쟁률이 하락하면서 '지역 대학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경남 도내 대학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경쟁률 5.86대 1을 기록했던 경상국립대는 올해 5.92대 1로 소폭 상승했다. 경상국립대는 올해 3784명 모집에 2만 2402명이 지원했다. 의예과가 21.09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다음은 약학과가 19대 1이었다.

창원대는 올해 1642명 모집에 8470명이 지원해 지난해(5.38대 1)보다 하락한 5.1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창원대는 일어일문학과가 15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어 간호학과(14.08대 1), 산업시스템공학과(12.27대 1)가 뒤를 이었다.

인제대학교는 올해 1572명 모집에 5992명이 지원해 3.8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4.32대 1) 경쟁률보다 소폭 하락했다. 의예·약학·간호 전형에서는 약학과가 12.13대 1로 가장 높았고 의예과 6.96대 1, 간호학과 3.68대 1 순이었다.

경남대학교도 지난해 3.92에서 3.42로 경쟁률이 줄었다. 경남대는 올해 2166명 모집에 7401명이 지원했다. 경남대는 디자인학과가 8.4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간호학과가 8.28대 1의 경쟁률로 뒤를 이었다.

창신대학교는 지난해(7.74대 1)에서 6.26대 1로 경쟁률이 내려갔지만 도내 4년제 대학 중 유일하게 6대 1을 넘긴 성적표를 받았다. 부동산경영학과가 12.5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가야대학교는 지난해 7.74대 1에서 올해 5.15대 1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물리치료학과가 17대 1로 가장 높았고 간호학과가 12.81대 1의 경쟁률로 뒤를 이었다.

영산대학교는 지난해 3.98대 1보다 떨어진 3.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용예술학과(12.5대 1), 웹툰학과(11.75대 1)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진주교대의 경우 지난해 6.81대 1의 경쟁률에서 올해 4.93대 1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부산장신대학교는 지난해 1.1대1의 경쟁률에서 올해 0.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 대학과 의대 등 보건의료계열 학과로 수시 지원자가 편중되면서 도내 입시전문가와 대학 관계자들은 '지역대학 생존'을 우려하고 있다.

김종승 경남교육청 경남대입정보센터장(진로교육과 진로·진학 담당 장학관)은 "올해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대학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었다"며 "경남의 학생들도 지역대학보다는 수도권 대학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의 경우 취업이 잘 되는 보건의료계열로 학생들이 많이 쏠리면서 대학이 더 힘든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현재 고등학생 1학년들이 고3이 되면 8만명 가량 도내 학령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윤 창원대 교무처장 겸 교학부총장은 "지역대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해 5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은 나름대로 선방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다들 서울과 수도권 대학을 지향하면서 지방대로서는 어느 때보다 필사적인 만큼 자생력을 기르고 의대 유치 등을 통해 창원대가 살아남을 방법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홍상 인제대 입학홍보처 차장은 "수도권 대학은 경쟁률이 20대 1을 넘는데 지역대학은 6대 1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우리 대학이 글로컬대학30에 예비 지정된 만큼 오는 10월에 최종 선정까지 이끌어 내 대학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ms44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