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출신 故이종환 명예회장…총 장학금 지급액 2700억
고향 사랑 실천한 기업가…13일 100세 나이로 별세
박사학위 장학생만 750명
- 박종완 기자
(의령=뉴스1) 박종완 기자 = 관정이종환장학재단 설립자인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13일 100세 나이로 타계했다.
이 회장은 1923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삼영화학공업㈜을 창업해 대한민국 화학공업을 선도하고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장학재단을 설립해 세계에 우뚝 설 인재 양성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이 회장은 1944년 태평양 전쟁 시기 일제에 의해 학도병으로 징집됐다. 만주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역경을 겪은 그는 1945년 8월 이 전 회장이 속한 부대가 오키나와로 이동하기 위해 한반도에 머물던 도중 해방을 맞이했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화한 산업 현장에 화학공업을 꽃피우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1958년 삼영화학공업㈜를 창업했다. 창업 초 생활 플라스틱 제품 생산에 주력하다 포장용 필름과 콘덴서용 필름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해 대한민국 수출 상품 국제 경쟁력을 강화에 이바지했다.
일제강점기는 물론 해방과 한국전쟁, 경제 성장 등을 직접 목격한 그는 '대한민국이 바로 서려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인재강국론에 입각해 교육·장학사업으로 기업이익 사회 환원을 실천했다.
이 회장은 2000년 6월 재산 1조 7000억 원을 출연해 자신의 호를 딴 '관정이종환재단'을 설립했고 2년 뒤에는 현재 '관정이종환장학재단'으로 개칭해 인재 발굴에 힘써왔다.
올해까지 '관정 장학생' 연인원은 1만 2000여명에 이르고 박사학위 취득자만 750명에 달한다. 총 장학금 지급액은 2700억 원으로 장학생 수나 액수에서 국내 최대로 꼽힌다.
고향 사랑도 남달랐던 이 회장은 의령에 복지마을 조성을 비롯해 의병장 곽재우 장군 사당 정비, 지역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금 지원을 꾸준히 이어왔다. 모교 마산고에도 재학생 기숙생활관인 관정관을 지어 기증하고 마산고장학재단 조성 때 거액의 장학금도 기부했다.
2012년 11월에는 의령군 용덕변 정동리 531번지 일원에 생가를 복원했다. 7700㎡ 터에 안채와 사랑채 등 6채 한옥과 4290㎡ 규모 정원 등을 조성했다. 지역 문화·관광자원화는 물론 호연지기에 바탕을 둔 대한민국 기업과 정신을 물려준다는 사회적 의미도 담았다.
지난해에는 상수(100세)를 맞아 생가 옆 2449㎡(781평) 터에 전체면적 490.48㎡(148평) 규모 전통 한옥 3채로 구성된 상수맞이 기념 관정재(冠廷齋)를 지었다.
올해 1월에는 의령 고향사랑기부제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장례식장은 서울대학교병원 1호실, 발인은 15일이다. 장지는 경기도 의왕시 선영이다.
pjw_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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