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해일 대비 1.25㎞ 차수벽 가동…'카눈' 10일 오전 9시 통영 상륙

최대 풍속 초속 37m·강도 '강'…어선 1만5000척 피항 완료
어시장 상인·주민 대비 분주…모래주머니 배포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만 방재언덕에 해일 방지를 위한 차수벽이 세워지고 있다.2023.8.9/뉴스1 박민석 기자

(경남=뉴스1) 강정태 박민석 강미영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경남 남해안을 향해 올라오면서 경남 곳곳에서는 태풍 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9일 오전 10시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은 다가오는 태풍에 대비하는 상인들로 분주했다.

이날 오전 창원에는 시간당 10㎜의 많은 비가 내리면서 어시장에는 손님이 간간히 보였다.

상인들은 가게를 일찍 마감하기 위해 점포에 진열된 수산물을 헐값에 내놓거나 이른 시간부터 장사를 접고 집기류와 상품을 내부로 옮겼다.

어시장에서 4년간 활어 소매를 해왔다는 김점수씨(54)는 "비도 많이 오면서 손님이 없는 것 같아 미리 태풍에 날아갈 수 있는 물건을 안으로 들이고 있다"며 "이번 태풍도 큰 피해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명섭 마산어시장 상인회장은 "오늘 밤부터 태풍 영향권에 들어선다고 들어 밤에는 시장에 계속 상주하면서 피해 현황을 파악할 생각"이라며 "오전부터 시설 피해와 침수 대비를 철저히 하자는 공지를 시장 내 방송으로 상인들에게 전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에서 한 상인이 태풍에 대비해 집기류를 가게 내부로 옮기고 있다. 2023.8.9/뉴스1 박민석 기자

비슷한 시각 마산합포구 가포동 한 공터에서는 구청 직원들과 자율방재단 단원 등 20여명이 5kg짜리 포대에 모래를 쉴 새 없이 담고 있었다.

마산합포구청은 침수에 대비해 주민과 기관 등에 모래주머니를 배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에 대비해서만 단기간 모래주머니를 배포했으나 올해는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상시 배포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전날까지 모래주머니 5만여개가 배포됐으며, 전날에만 이번 태풍에 대비해 5000여개가 배부됐다. 이날에도 오전 10시까지 모래주머니 1000여개가 배포됐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한 공터에서 자율방재단 단원들이 침수대비용 모래주머니를 만들고 있다. 2023.8.9/뉴스1 강정태 기자

이날 오후 1시쯤 마산만 방재언덕에서는 합포수변공원 해안선을 따라 200m 구간에 설치된 유압식 차수벽도 가동됐다. 이 차수벽은 2003년 태풍 ‘매미’ 당시 마산지역에 해일 등으로 1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피해 예방을 위해 2018년 설치됐다. 평소에는 산책로로 사용되지만 해일이나 월파 사고가 우려될 때 가동된다. 마산만 차수벽이 가동된 건 2019년 '찬투', 지난해 '힌남노' 이후 세번째다.

이날 경보음과 함께 높이 2m, 너비 10m의 유압식 차수벽 20개가 가동되자 고정식으로 설치돼 있던 투명강화벽까지 공원 해안선에는 1.25㎞ 거리에 벽이 만들어졌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항 앞바다에 선박들이 피항해 있다.2023.8.9/뉴스1 박민석 기자

마산항에 정박해 있던 선박들은 파손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산만 앞바다나 파도가 적은 곳으로 피항했다. 경남에는 어선 1만4761척이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피항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거제시 일운면 망치마을에서도 태풍이 상륙하기 전 일찌감치 대비를 마치고 마지막 점검을 했다.

낚시배 등 선박들은 규모가 큰 방파제가 있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근 지세포항이나 구조라항으로 이동을 마쳤다. 인근 망치몽돌해수욕장에 있던 파라솔과 야외 테이블 등 시설물도 모두 육지로 옮겨졌다.

이른 시간부터 해안가를 둘러보던 설용민 망치몽돌해수욕장 운영위원장(55)은 “이틀 전부터 시설물 완전 철거하고 해수욕장 입수를 통제 중이고, 태풍 피해가 발생하면 즉각 처리할 수 있도록 중장비를 미리 준비한 상태”라며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참사가 일어난 만큼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원칙에 따라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전 경남 거제시 일운명 망치몽돌해수욕장 해변가에 해수욕장에 있던 시설물들이 옮겨져 있다.2023.8.9/뉴스1 강미영 기자

기상청에 따르면 6호 태풍 '카눈'은 오는 10일 오전 3시쯤 통영 남쪽 120㎞ 해상에 도달해 오전 9시 전후로 통영 인근 해상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이 통영 남쪽 해상에 이르렀을 때 최대 풍속은 초속 37m로 차량이 전복되거나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수준의 강풍이다.

경남 전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서는 9~10일 사이 경남 전역에는 100~300㎜, 경남 남해안과 서부내륙은 400㎜의 많은 비가 예보됐다.

경남도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태풍 대응 태세에 들어갔다.

도는 현재 태풍 북상에 대비해 항만시설 103개소, 산지전용·토석채취 허가지 등 인위적 산림훼손지 4599개소, 하천 재해취약지구 81개소 등 도내 재해취약지역의 안전관리와 사전점검을 진행 중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태풍이 오기 전 도민들께서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상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대비해달라"며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안전한 실내에서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