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중대재해·파업 미발생시 관리자 인센티브 지급안에 노조 반발

대우조선지회 “사측이 노동권 행사 방해…노동부 고발하겠다”
한화오션 “불법파업 의미, 표현 잘못…관련 내용 삭제”

한화그룹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사진은 이날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전경. 'DSME 대우조선해양' 글귀가 지워진 골리앗 크레인이 보인다. 2023.5.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한화오션이 생산관리자 수당 지급 조건으로 중대재해 및 파업 발생 여부를 제시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14일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등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9~13일 인사제도 개편 직원 설명회를 가졌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생산관리자 대상 수당·인센티브 및 직책 수당 도입’이다.

이에 따르면 팀장 미만 생산관리자들은 중대재해(사망사고) 또는 파업(직영·협력)이 발생하지 않으면 분기별로 10~30만원 인센티브를 받는다.

중대재해와 파업이 발생하지 않으면 최초 10만원을 지급하고 분기별로 10만원씩 늘어나 최대 30만원까지 지급한다.

만약 중대재해나 파업이 발생하면 해당 분기 인센티브는 지급되지 않으며 다음 분기 인센티브는 10만원으로 돌아간다.

이 사실을 제보받은 노조 측은 한화오션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지회 관계자는 “갓 출범한 한화오션이 아직 제대로 된 노사관계를 맺지도 않은 상황에서 노동자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고용노동부에 고발해 공식 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이김춘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사무국장은 “지난해 하청노동자 파업 당시에도 원청과 하청노동자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인센티브 조건에 하청 파업을 포함한 것은 이를 계속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논란에 한화오션은 해당 내용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현장 의견을 수렴해 최종 개편안을 마련한 후 취업규칙 개정에 대한 직원들 동의 절차을 거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지급에서 파업과 관련된 내용은 삭제된 상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건으로 내건 파업은 생산에 차질과 피해를 주는 불법 파업을 말하는 것으로 표현이 잘못된 점이 있다”며 “이번 취지는 생산관리자들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 좀 더 신경 써달라는 것과 관리자들이 파업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의미다”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