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치료해주던 119구급대원들에게 흉기 위협한 만취 중년들 '징역형'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길에서 넘어진 지인을 빨리 치료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방대원 3명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만취객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4단독(장병준 부장판사)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0대)와 B씨(60대)게 각각 징역 8개월,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2일 길에서 넘어진 지인을 빨리 치료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장에 출동한 부산 동래소방서 소속 119구급대원 3명에게 흉기를 들고 위협하며 폭행해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인 B, C씨와 함께 부산 연제구 한 포장마차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러다 C씨가 길에서 넘어져 이마에 피가 나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소방대원들이 빨리 치료해주지 않는다며 삿대질하며 고함을 질렀다. 소방대원의 경고에도 A씨가 계속해서 조끼를 잡아당겼다.

옆에 있던 B씨도 포장마차에 있던 흉기를 들고나와 소방대원이 타고 있던 구급차를 향해 달려들었다.

일부 구급대원은 A, B씨의 만행으로 오른쪽 팔에 담뱃불이 붙어 화상을 입었다.

B씨는 지난해 6월 부산지법에서 폭행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또다시 저질렀다. 마찬가지로 A씨도 2020년 부산지법에서 특수협박죄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누범 기간 중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이 범행으로 인해 피해 소방관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A씨의 경우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방활동 방해사범 건수는 317건으로 2021년(260건)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방해사범 317명 중 폭행(상해)이 288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물파손 9명, 성희롱(추행) 3명, 진로방해 3명 순으로 많았다. 이들 중 283명(89%)은 음주 상태에서 소방활동을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동래소방서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더 나은 소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구급대원 폭행을 비롯한 소방활동 방해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