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의회 '1억' 스페인 해외출장 논란…18곳 중 14곳 관광지

부산 해운데구의회 전경.ⓒ News1
부산 해운데구의회 전경.ⓒ News1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 해운대구의회가 오는 25일부터 6박8일간 스페인으로 공무국외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 방문으로 확인되면서 지방의회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국외출장 심의위원회에서 이번 출장 계획이 관광 외유성으로 보인다는 점과 지난해 10월에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점 등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운대구의회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출장에 전체 구의원 20명 중 17명이 출국 예정이며 예산은 무려 1억350만원에 달한다.

해운대구의회는 이번 출장 목적을 우수 관광정책 벤치마킹을 통한 문화관광 구정 접목 방안 모색 등으로 밝히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현지 전문가나 기관 관계자 등 면담이나 일부 기관 방문에 대해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 일정을 보면 마드리드의 유명 광장, 사원, 세비야 대성당,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 등 기간 내 방문지 총 18곳 중 14곳이 스페인 대표 관광지다.

출장 경비도 과다하게 산출된 것으로 보인다. 해운대구의회 공무출장계획서와 회의록을 보면 구의원 18명과 수행직원 5명의 숙박비와 식비가 의장·부의장과 동급으로 상향 조정·산정됐으며 항공기로 이동하는 동안 기내식이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식비를 따로 책정했다.

해운대구의회는 지난해 10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아랍에미리트로 5박7일간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다.

당시 국가 전체가 치솟는 환율과 물가로 인해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계획서에 관광성 일정을 다수 포함했을 뿐만 아니라 계획에도 없던 라메르비치, 블루워터 아일랜드, 셰이크자이드 그랜드모스크,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 등을 관람하는 관광 일정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는 혈세 낭비라며 출장 중단을 촉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당 부산시당, 정의당 부산시당, 진보당 부산시당, 부산참여연대 등 단체는 지난 17일 부터 잇따라 기자회견과 논평을 통해 "해운대구의회 공무출장계획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관광 계획이다. 과다 산출된 경비, 심의위원회 의견 무시 등 문제가 많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억 원대 스페인 관광 계획을 당장 취소하고 제대로 된 출장 계획을 다시 세우길 강력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향후 과다 산출된 경비 반환 운동을 구민과 함께 이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운대구의회측은 18일 "일정 일부 변경 외 출장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논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