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운촌항 개발 재추진에 '특혜 시비' 확산…해운대구 지역사회 반발
삼미컨소시엄, 부지 매립 요청에 구의회 '반대 결의문' 채택
- 송보현 기자, 박채오 기자
(부산=뉴스1) 송보현 박채오 기자 = 특혜와 난개발 논란으로 수차례 중단됐던 부산 해운대구 운촌마리나 개발사업의 재추진 움직임이 일자 관할 기초의회를 시작으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취재를 종합하면 삼미컨소시엄은 해양수산부와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요청서 제출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동백섬 운촌항 일대는 해수부가 2014년 선정한 ‘해운대 거점 마리나 항만’ 조성 지역으로, 2015년에 삼미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해수부와 삼미컨소시엄은 국비 289억원, 민간자본 547억원을 투입해 마리나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에서 “국비 수백억원을 들여 해안을 매립하고 방파제를 건립하는 것은 난개발이자 사업자를 위한 특혜”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사업계획상 매립을 통해 생긴 부지를 삼미컨소시엄에서 투자금 대신 받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특혜’ 논란과 더불어 천혜의 자연환경을 ‘사유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해당 사업은 2018년 초 잠정 중단됐다. 하지만 삼미컨소시업 측에서 지난 2019년 12월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해 해수부에 제출하면서 또 다시 첨예한 갈등이 벌어졌다.
당시 사업자 측은 운촌항 일대 12만4085㎡ 부지(해상 7만8881㎡, 육상 4만5204㎡)에 레저 선박 250척(해상 175척, 육상 75척)이 계류할 수 있는 시설, 클럽하우스, 공원 등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의 대상이었던 해안 매립(1만5925㎡)과 방파제 건설(길이 335m)은 규모를 조금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반대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지속적으로 운촌 마리나 개발사업에 반대했다.
관할 구청인 해운대구에서도 △방파제 건설로 인한 수질 오염 및 경관 훼손 △운촌항 일대 사유화 특혜논란 △인근 요트 경기장과의 기능 중복 △매립 시 침수 위험 증가 등을 이유로 해수부에 사업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시민단체와 관할 구청에서 모두 반대입장을 표하자 해수부는 운촌 마리나 사업에 대한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미컨소시엄이 지난달 27일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반영요청서를 해수부에 제출하면서 또다시 재개발 추진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요청서는 2023년 매립계획에 운촌항 개발사업 부지 매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4일 열린 국민의힘 해운대구 당정협의회에서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이 운촌항 개발사업과 관련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해운대구의회는 지난 6일 ‘문화재인 해운대 동백섬을 삼미왕국으로 만들 것인가’라는 제목의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고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원영숙 더불어민주당 구의원은 “삼미는 더베이101을 지어놓고 운영협약에 명시된 내용조차 지키지 않는다”며 “해양레저 사업 대신 상업시설로만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의원은 이어 “운촌마리나 사업이 추진되면 주민들은 개발에 따른 수질 오염과 악취 등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최근 마린시티 대표자협의회나 동지회(동백섬 지킴이 환경 단체)에서도 사업 추진에 대해 성토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아직 해수부에서 정식 공문이 내려온 바 없어서 당장 검토하거나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며 “삼미 컨소시엄은 오는 6월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 일정을 고려해 변경안을 제출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늦어도 5월 초 중에는 관련 공문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에 맞춰 주민설명회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쳐 사업 진행 유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w3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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