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생물, 삶에도 큰 영향 …경남에 습지 318곳, 잘 보전해야”

[인터뷰]경남람사르환경재단 정판용 대표이사 1일 취임
“조사·연구 범위 확대, 사라지는 습지 관리 주력”

경남람사르환경재단 정판용 대표이사가 창녕에 위치한 재단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창녕=뉴스1) 이현동 기자 = “경남에는 습지가 총 318곳 있습니다. 이 모든 습지를 건강하고 아름답게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경남람사르환경재단의 대표이사직에 앉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1일 경남람사르환경재단 대표이사직에 정판용 전 경남도의원(72)이 임명됐다. 임기는 2년이다.

창원시 진해 출신인 그는 제6·8·9·10대 경남도의원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이며 제9대 경남도의회 부의장 및 교육·건설소방·경제환경위원회 위원, 창원시 신항만발전위원회 위원장, 경남도해양항만발전협의회 대표위원장을 역임했다.

임명장을 받은 지 약 2주가 지난 시점인 16일, 창녕군에 위치한 재단 사무실에서 정 대표이사를 만났다. 그는 기자가 재단을 방문하기로 약속한 시간 직전까지도 인근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아직은 습지 주변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반적인 업무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정 대표이사는 “습지는 자연과 생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습지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고 있는 요즘”이라며 “할 일이 정말 많다. 현장을 직접 발로 뛰는 대표이사가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재단이 경남 모든 곳의 습지를 관리·보호하는 곳이기에 도내 각 지자체와 협의·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지난 2008년 중국에서 4마리를 국내로 들여와 현재까지도 성공적으로 번식하고 있는 따오기 복원사업 역시 경남도와 창녕군, 람사르재단이 적극적으로 협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이사는 “협업 의지도 중요하지만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재단과 경남도·각 지자체를 긴밀하게 이어줄 수 있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며 “경남도의원 4선 경력과 다양한 행정적 경험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큰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최근 도마 위에 오른 ‘전문성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진해 출신이면서 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6년, 창원시 신항만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해양환경과 관련해 활동을 이어왔다는 정 대표이사는 “사람들은 ‘습지’라고 하면 우포늪이나 김해 화포천처럼 ‘내륙습지’만 생각하는데, 바다에도 습지가 있다. ‘연안습지’라고 부른다”며 “경남에는 사천 광포만, 창원 봉암갯벌, 창포만 등이 있다. 이런 연안습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몸소 겪어왔고, 습지와 생물들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꾸준히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기간 해양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일을 해왔고, 연안습지에 대해서만큼은 충분한 전문성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 이런 부분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얘기가 나와 아쉽다”며 “나를 향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람사르재단의 수장으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더욱 키워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람사르재단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나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대표이사는 “람사르재단이 지금까지는 내륙습지 관리를 중점적으로 해왔다. 이제부터는 연안습지까지 조사 연구 범위를 확대해서 보존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또 내륙·연안 가리지 않고 ‘묻혀 있는 습지’를 찾아내는 일에도 앞장서고 싶다.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아 묻혀 있거나 사라져가는 습지가 경남에 정말 많다. 지역주민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해 습지의 역사·문화·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lh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