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예산낭비 논란…시민들 "누구 위해 짓나" 반발

"수천억의 예산 투입해 제 역할 못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부산시청 제공)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오페라하우스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부산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설계 시공 등 문제로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시민들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시설이 아닌 특정인들을 위한 사업에 기약없이 세금을 쏟아붓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단순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도심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게 부산시측의 목표이지만 시민들은 거리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동구에 살고 있는 40대 김모씨는 "누구를 위한 오페라하우스냐. 부산에서 돈을 주고 오페라를 보러 가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 지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주위에 오페라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서민들이 누릴 수 없는 시설에 부산시가 세금을 들이붓고 있다. 결국 북항 주변시설로 볼거리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40대 강모씨는 "부산지역에 오페라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덜컹 오페라하우스부터 짓고 있는데 완공 뒤에는 오페라를 위한 공연장이 아닌 대중음악 관련 공연장으로 쓰이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수천억의 예산을 투입해 제 역할을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욕만 앞서 사업을 보여주기식으로 진행하다 결국 공사단계부터 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이디 si****는 "세금 투입 규모가 엄청난데 사업이 너무 허술하게 진행됐다. 문제에 대한 책임은 누가지나. 버려지는 예산으로 일자리를 만들었으면 차라리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ss****는 "관계자들이 잘못해 손실이 났는데 시민들이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 언제 완공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예산만 늘어가겠다"고 글을 올렸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북항재개발사업지(해양문화지구 부지) 내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2018년 5월 착공해 올해 5월 완공 예정이었다. 그러나 설계변경과 공기 등 우여곡절로 수년 째 지지부진, 첫 삽을 뜬 지 4년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정률은 39%정도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예산이 당초 2500억원에서 3050억원으로 늘어 '예산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페라하우스는 부산시와 시민들 모두 원해왔던 숙원사업이다. 반대하는 시민들은 많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완공 시기에 대해서는 "현재 시공사와의 계약은 2023년 2월까지 예정돼있지만 지켜봐야될 것 같다. 완공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말숙 부산시의원은 "오페라하우스 건립은 단순 오페라 공연장 기능을 넘어서 북항 일대 관광명소로의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다. 공사와 관련해 불거진 문제들은 철처히 조사하고, 동시에 오페라하우스가 조속히 완공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는 등 투트렉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