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구조 맹활약 경남경찰 드론 수색팀…단 3명이 고군분투
사량도 등산객 조난…현장수색 1시간 만에 발견
첨단장비 활용 필요성 대두… 충원·매뉴얼 보완 필요
- 강대한 기자
(창원·통영=뉴스1) 강대한 기자 = 경남경찰청 ‘드론 수색팀’이 인명구조 현장에서 큰 활약을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당직자도 없는 등 체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섬에서 등산 중 조난된 60대 ‘드론 수색’ 1시간만에 발견
25일 경찰에 따르면 광복절 연휴이던 지난 14일 경남 통영시 사량도를 찾은 김모씨(66)는 등산을 하다 조난됐다.
서울에서 김씨 등 등산동호회 회원 20여명을 이곳으로 데려온 인솔자가 이날 오후 2시51분쯤 “따로 산행을 나선 김씨가 연락이 닿질 않는다”고 신고했다.
조난신고를 접수한 사량파출소 경찰관들이 급히 현장으로 향했으며, 오후 3시44분쯤 통영경찰서 형사과로 해당 내용이 보고됐다. 형사과 직원들은 오후 4시쯤부터 수색에 나서 긴급상황으로 판단하고 경남청 드론 수색팀을 급히 요청했다.
사량도가 차량으로는 진입이 불가능한 섬 지역이라는 점과 연휴 차량 정체 등을 고려해 수색팀이 탑승할 헬기도 함께 불렀다. ‘골든타임’인 일몰 전 김씨를 찾겠다는 목적에서다.
경남청 드론 수색팀은 오후 6시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조난자가 가족들에게 보낸 SOS문자메시지 등을 확보해 수색에 착수했다. 김씨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상 위치는 확인됐으나 현장에는 수풀이 우거져 조난자를 발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초점을 맞춘 후 360도 원을 그리는 비행 기법인 POI(Point Of Interest)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1시간4분만인 오후 7시4분쯤 탈진해 쓰려져 있는 김씨를 발견하고 구조했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김씨는 건강상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갈수록 필요성 커지는데…정작 3명 근무 ‘휴일 당직자도 없어’
신속함을 요하는 이번 인명구조에서 드론팀이 사량도에 도착하는 과정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애초 기동성 확보를 위해 헬기까지 요청했지만, 2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연휴기간에 드론팀에 출근한 직원이 없어서였다. 드론팀은 휴일 당직자가 따로 없다.
경남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 소속 경찰드론운용팀은 단 3명이다. 부족한 인력에 휴일 근무하는 당직자도 따로 없다. 이번 같이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쉬다가도 출근하게 된다.
또 드론 출동에는 최소 2명의 인력이 동원돼야 한다. 1명은 드론 조정을, 다른 1명은 영상분석을 맡는다. 때문에 연휴에 쉬고 있던 직원들이 경찰청 헬기에 탑승하기까지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무인비행장치종합운영계획’에 드론 출동은 일선 경찰서에서 필요성을 판단해 지원을 요청한다고 돼 있다. 지원 요청을 받은 드론팀은 출동이 가능한 상황인지를 판단한다. 대략적인 위치 파악이나 동선 등 기본개요 확보를 출동 근거로 한다.
즉 출동 매뉴얼이 정해져 있지 않아 현장 경찰관과 드론팀의 개별적인 상황 판단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18세 미만 아동, 지적·정신·자폐 장애인, 치매환자, 극단적 선택 및 재난상황 우려 등 대상자 인명구조에는 더 전향적인 판단을 내린다.
드론팀은 통상 여름철 매달 15건가량 출동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겨울철에는 비교적 출동 건수가 줄어든다. 최근 3년간 실종자를 15명 찾기도 했다. △2020년 5명 △2021년 5명 △2022년 현재까지 4명이다.
2018년 경남청과 서울청 한강경찰대에서 드론팀이 시범운용된 후 2020년 6월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일손이 부족한 현실이다. 경남청 관계자는 “첨단기능 등이 시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경남청에 드론팀 인원 충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rok18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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