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5명 뿐인 통영 곤리분교의 플루트 삼매경
- 서진석 기자
(경남 통영=뉴스1) 서진석 기자 =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바다를 뒤로 하고 플루트 연주를 들려준 곤리 분교의 미니 합주단. 좌측부터 황주영(6학년), 이재균(6학년), 김태웅(5학년), 김채희(3학년), 이재영(1학년) © News1
</figure>“플룻 수업이 제일 기다려져요”
전교생이 5명에 불과한 경남 통영시 산양초등학교 곤리분교 학생들은 요즘 플루트 공부에 한창이다.
곤리도는 산양읍 삼덕항에서 배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현재 100여 가구에 약 120명이 거주하고 있는 이 섬마을에 때 아닌 플루트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부터다.
산양초등학교 박성욱 교장이 문화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섬 분교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주기 위해 적임자를 물색했고, 거제시 프라임청소년플루트합주단 김은표 단장(42)이 지도강사로 나서면서 섬마을의 플루트 수업이 본격 시작됐다.
곤리 분교의 플루트 수업은 강사 문제로 자칫 무산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서 수업을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강의를 지원한 김은표 선생은 영남대학교 음악대학과 독일 KASSEL 음대를 졸업하고 영남대와 경상대 강사를 거쳐 현 신라대 외래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김교수는 섬 아이들에게 플루트를 지도하기 위해 거제에서 통영 삼덕항까지 와서 다시 곤리도행 배를 탄다. 오전 9시30분 배를 놓치면 2시간30분을 더 기다렸다가 12시 배를 이용해야 한다.
독일 유학까지 다녀온 프로 음악가에게 어울리지 않는 자리일 수도 있지만 김 교수는 “순수한 섬 아이들의 모습이 곧 보람”이라며 5명의 제자들 사랑에 여념이 없다.
지난달 30일 김 선생과 5명의 제자들은 비장한(?) 모습으로 ‘에델바이스’합주에 도전했다.
그러나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뤄진 수업의 결과물은 이곳 저곳에서 정체 불명의 ‘불협화음’을 속출하고 말았다.
김 선생은 할 수 없이 바이올린, 피아노와 함께 오케스트라를 대표하는 3대 악기인 플루트의 위상을 뒤로 하고 곡목을 ‘작은 별’로 바꿨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섬마을의 미니 연주회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통영에는 500여개의 섬이 바다에서 빛나고 있다. 수 많은 섬 가운데 곤리도의 작은 학교에서 아름다운 플루트 소리와 함께 다섯 개의 별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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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중인 김은표 교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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