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감독이 담은 '제주 애월' 마주보다…'애(愛)·월(月)·에'展

김남표 작가·민병훈 영화감독 참여…토포하우스갤러리서 24일까지

김남표, 애월(愛月)에 1, 2025, Oil on canvas, 세로 260x가로 600cm. 아이프칠드런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화가와 영화감독의 시선으로 담긴 제주도 애월의 자연풍경이 갤러리에서 만났다.

서울 종로구 토포하우스갤러리는 24일까지 김남표 작가와 민병훈 영화감독의 작품을 전시하는 '애(愛)·월(月)·에'를 연다.

전시는 김남표의 6m 대작 회화와 민병훈의 영상 단 두 점으로만 구성됐다.

김남표의 유화 작품 '애월에1'은 200호 세 점을 옆으로 이은 대작으로,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대형 화면에는 크고 작은 현무암 바위들을 거친 파도가 세차게 몰아치는 장면으로 가득하다.

마치 새벽녘의 검푸른 기운을 밀어내듯, 붉은빛의 여명을 등에 업은 파도의 힘찬 기세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민병훈의 영상 '나를 눈 뜨게 한 순간'은 지난한 삶의 여정을 마친 휴식의 순간을 보여주는 듯 엄숙하다. 애월의 눈 내린 묘지를 모티브로 한 이 영상은 자연 풍경이 전하는 정중동의 숨결을 한 편의 영상시(詩)로 옮긴 듯한 장면이다.

대형 화면의 영상이 삶의 휴지기인 겨울을 보여준다면, 옆쪽의 작은 화면에선 사계절의 다양한 표정을 함께 읽을 수 있다. 민병훈의 영상은 그 자체가 '나를 깨닫고 본성을 되돌아본 순간들의 기록'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익재단 아이프칠드런과 함께 세 번(10일 오전 11시, 15일 오후 5시, 22일 오전 11시)의 예술나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시를 기획한 김윤섭 아이프칠드런 대표는 "달(月)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해온 '감성적 교감의 시작점'이자,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소재"라며 "그런 달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원형 혹은 본성'을 다시 되돌아보려는 염원의 의지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생명의 첫 숨이 시작되는 순간과 삶의 끝점을 만나게 되는 특별한 느낌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