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 파행…伊연출자 "내 작품아냐" 하차 선언 vs 제작사 "형사소송 검토"

일부 예매 관객들, 22일 개막 공연 때 현장서 티켓 못 받기도

'어게인 투란도트' 기자 간담회 ⓒ 뉴스1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2일 개막한 오페라 '어게인 투란도트'가 공연 직전 연출가의 프로덕션에 대한 결별 선언과 이에 대한 프로덕션의 반박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개막 당일 공연 시간 지연과 부실 공연, 티켓 예매 운영 미숙 등을 지적하는 관객들의 환불 요구도 있었다.

이탈리라의 오페라 연출가 다비데 리버모어는 이날 '어게인 투란도트' 공연을 수시간 앞두고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며 하차 의사를 밝혔다.

리버모어 측은 한국 측 프로덕션의 일방적이고 지속된 변경으로 인해 리버모어와 그의 협력자 카를로 샤칼루가의 연출 작업이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작진이 장이머우 감독의 앞선 무대 동선을 복사하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에 리버모어는 '어게인 투란도트'를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어게인 투란도트'의 프로덕션인 '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 측도 반박문을 냈다.

'어게인 2024 투란도트' 사무국에 따르면, 수개월 전 합의에 따라 2003년 상암 공연 버전의 투란도트를 이번 공연에서 재현하기로 하고 공연 준비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리버모어 연출자의 어시스턴트인 카를로 샤칼루가는 11월 25일 입국 후 단 한 시간도 연출 관련 업무를 하지 않았고, 개런티 전액을 요구했다.

이에 '어게인 2024 투란도트' 측은 박현준 감독에게 총감독을 맡겨 2003년 상암의 감동을 거의 재현해 공연을 준비했다. 하지만 최근 리버모어가 한국에 입국해 연출에 관해 단 한마디도 도움을 준 것이 없이 개런티를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자 협박을 가했다며 이에 대한 형사적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준 예술충감독은 "한국 오페라계에 한 획을 그을 대규모 공연을 위협하는 이와 같은 언행은 한국 공연계 및 오페라계를 우습게 알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이번 사태가 문화 예술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는 22일 코엑스 D홀에서 개막했으나 공연 시간이 지연됐다. 또한 티켓을 예매한 관객 중 일부는 현장에서 티켓을 받지 못했다. 불편을 겪은 관람객 중 일부는 공연 이를 항의하고 좌석, 음향, 자막 등에도 문제가 있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