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대표 근현대 수묵채색화"…'수묵별미: 한·중 근현대 회화'展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1~2급 문물 대거 출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내년 2월16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과 중국의 유일한 국가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과 중국미술관이 소장한 대표 근현대 수묵채색화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인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가 2025년 2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양국을 대표하는 수묵 예술 작품 및 현대 명작을 선별해 한국편과 중국편 각 2부씩 총 4부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양국 수묵 예술의 독자적 발전 과정을 자연스럽게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화 1부 '근대의 여명과 창신'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20세기 초반에는 기존 '서화'란 호칭에서 글씨와 그림이 분리되어 붓과 종이, 먹으로 그린 그림을 '동양화'로 부르기 시작했다. 수묵채색화의 근대미술로의 전환이 이뤄지던 시기인 셈이다.
1950년대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입체주의와 비정형 추상 양식이 적용된 수묵채색화를 박래현, 장운상, 안동숙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1970년대 이후 한국적인 소재에 현대미술 양식을 적용해 동양의 현대적 창신을 도모한 이응노의 '구성'을 비롯한 한국의 대표 수묵채색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화 2부 '경계를 넘어, 확장을 향해'에서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화의 변천사를 집중 조명한다. 1980년대는 '동양화' 대신 '한국화'란 용어가 정착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조형을 추구하거나 기법의 전환을 통해 한국화를 현대미술 장르의 하나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한 노력이 가속했다.
이는 석철주 '외곽지대', 김선두 '2호선' 등과 같은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화는 미술에서의 장르가 허물어지며 점차 기존 '한국화'의 규정, 재료와 소재, 형식과 장르 등 모든 면에서 다른 것들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유근택, 이진주와 같은 현대의 한국화 작가들은 재료와 기법을 넘나들며 수묵채색화의 새로운 장을 펼치고, 숨은 잠재력을 끌어내며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중국화 1부 '전통의 재발견'에서는 중국 근대미술 100년의 역사를 대표하는 수묵예술 대작을 소개한다. 중국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1~2급 문물을 대거 출품했는데, 1부에서는 1급 문물 5점을 비롯해 2급 21점, 3급 6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문물은 희귀성, 역사성, 예술성을 기준으로 규정하고 관리하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큰 작품이다. 1급을 포함해 총 32점의 문물이 전시된 것은 국내 미술관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창숴(吳昌碩)의 '구슬 빛(珠光)'(1920), 쉬베이훙(徐悲鴻)의 '전마(戰馬)'(1942), 치바이스(齊白石)의 '연꽃과 원앙(荷花鴛鴦)'(1955), 우쭤런(吳作人)의 '고비사막 길(戈壁行)'(1978) 등 자국 내에서도 쉽게 공개되지 않던 중국 수묵예술 거장들의 대작을 볼 수 있다.
중국화 2부 '다양성과 번영'에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중국 예술가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적인 기법을 더해 새로운 시대의 역동성과 찬란함을 그려냈다. 새로운 조형과 회화기법을 중국화에 적용한 후밍저(胡明哲), 공필화조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쑤바이쥔(蘇百鈞), 현대적인 수묵채색 작품의 대가 추이진(崔進) 등의 작품을 통해 중국 전통의 수묵 정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맥락과 중국 예술의 확장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우웨이산 중국미술관장은 "풍부한 역사적 깊이를 지닌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 유전자인 수묵 예술을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적 공명을 증진하고, 양국 국민에게 아름다운 향연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중 회화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예술 협력을 공고히 하며 전시 연계 워크숍 및 국제학술대회 등을 통해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 미술에 대한 연구와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