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자공예의 모든 것"…'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展
국립현대미술관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도자 전시
1950년대 이후 도자공예 총망라…과천서 내년 5월6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195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역동적인 사회 변화에 반응하며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해 온 현대 도자공예를 조명하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 영원의 지금에서 늘 새로운'이 2025년 5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현대 도자공예는 국가무형문화, 디자인산업건축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지만, 주로 기법과 양식에만 주목되어 그 총체적인 모습을 조명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이번 전시는 1994년 전시 이후 30년 만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사회와 문화의 변화에 맞춰 발현된 현대 도자공예의 다채로운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프롤로그와 3부로 구성되며 전통 도자, 도화(陶畫), 건축 도자, 도자 조형, 도자 설치 등 다양한 유형의 도자공예를 소개한다.
프롤로그 '현대성의 태동'에서는 일제 강점기의 그늘과 한국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자 했던 1950년대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출발을 조명한다.
국립박물관(현 국립중앙박물관) 부설 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조형문화연구소는 '성북동 가마'를 운영하여 조선백자를 계승했다. 조각가 윤효중(1917~1967)이 세운 한국미술품연구소는 '대방동 가마'를 운영하며 고려청자의 정체성을 이어나갔다.
이들 가마에서 제작된 '백자청화북단산장재떨이'(1950~1960년대)와 '청자상감인물문화병'(1950년대 후반) 등을 통해 같은 시기 다른 장소에서 조선백자와 고려청자를 계승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한다.
1부 '정체성의 추구'에서는 1960~1970년대 한국 도자공예가 본격적으로 현대성을 갖추는 모습을 다룬다. 당시 정부는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민족중흥 정책을 펼치며 도자 전통을 부활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시기에는 유명 도예가와 화가들이 협업한 청화백자가 다수 제작되었다.
산업화·도시화로 등장한 국가 재건 건축물의 외벽에 장식된 '세운상가'(1967년), '오양빌딩'(1964년) 등의 건축 도자는 시대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2부 '예술로서의 도자'는 1980~1990년대 '88서울올림픽'이라는 국가적 이벤트를 계기로 국제 예술 양식을 적극 수용하며 전개된 도자공예를 소개한다. 흙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국내 '도자 조형'의 초석을 만든 정담순과 김석환의 작품을 필두로 신상호, 배진환, 여선구의 대형 도자 설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997년 외환 위기 전후 수공예 생활 도자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등장한 광주요와 이도를 설립한 이윤신의 작업을 통해 미적 가치를 담은 생활 도자의 정착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3부 '움직이는 전통'은 21세기 이후 현대 도자공예가 추구하는 다원화, 혼종성, 탈식민화의 모습을 소개한다.
국제 공예 비엔날레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은 주세균, 유의정, 김준명의 작품을 통해 도자 전통이 현대에서 작동하는 의미를 환기한다. 팬데믹 이후 K-공예를 이끄는 스튜디오 소만의 김덕호, 이인화 작가와 문도방, 두갸르송 수공예 도자 공방은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소통을 통해 도예가의 역할의 범위를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1994년 과천관에서 열린 '한국 현대도예 30년'전 이후 30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 도자공예를 개괄하는 대규모 전시"라며 "그동안 미비했던 한국 현대 도자사를 정립하고 도자공예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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