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튜브·옻칠' 기후변화 시대의 건축…제5차 광주폴리 공개

광주비엔날레, '숨쉬는 폴리·옻칠 집·이코한옥·에어 폴리' 공개
세계적인 건축가 이토 도요도 참여…"창조적인 순환 과정 구현"

숨쉬는 폴리. 2024.10.22/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광주=뉴스1) 김일창 기자 = 땅속 50m를 가르는 에어포켓이 한여름에도 에어컨 없는 건물 안을 선선하게 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그릇 등에 사용된 옻은 건축 자재로 사용돼 관람객을 맞이한다.

광주비엔날레의 제5차 광주폴리를 구성하는 건축물 △숨쉬는 폴리 △이코한옥 △옻칠 집 △에어 폴리가 지난 22일 광주 일대에서 공개됐다.

지금까지 28개의 건축물을 지은 광주폴리는 이번 네 개의 건축물을 추가하면서 총 32개의 건축물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광주폴리'는 기후변화 시대의 건축 미래를 순환경제에서 찾으며 '순환폴리'를 주제로 잡았다.

배형민 광주폴리 총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년 우리의 일상은 선형적인 경제사회 체제가 지배해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고 기후변화라는 문명사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순환폴리'의 기치를 내걸며 완성된 네 개의 건축물은 기후위기의 한 가지 해법으로 디자인, 재료, 공법, 시민 활동을 창조적인 순환 과정으로 구현한다"고 말했다.

'숨쉬는 폴리'는 생태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설계됐다. 땅속 2m 깊이에 50m 길이로 매설된 쿨튜브는 한여름 땅속 시원한 공기를 실내로 보내고, 실내의 더운 공기는 전동창을 통해 배출해 에어컨 없이도 바깥보다 5도 정도 낮은 기온을 유지한다. 건물 전체를 들어 이동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이토 도요와 옻칠 집. 2024.10.22/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 이토 도요가 참여한 '옻칠 집'은 세계 최초로 옻칠을 건축의 구조재로 활용한 창의적인 도전의 결과물이다. '옻칠 집'은 만드는 과정에서 공예의 정성이 들어간 만큼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나, 이 자체로 지역과 시민의 애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미래 세대를 위한 공동의 유산이 될 전망이다.

광주 도심의 버려진 한옥과 마당을 복구한 '이코한옥'은 광주와 호남의 경제, 문화, 자원이 연결된 생태적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굴 껍데기나 미역, 다시마, 건설 현장의 흙 등 폐기물이나 저평가된 자원을 건축재로 사용해 채취, 가공,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고, 토착 지식과 현대 기술을 결합해 저에너지, 저비용으로 품질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산업 부산물과 해양 폐기물을 활용해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뤄가기 위한 재활용 건축인 '에어 폴리'에서는 제작, 사용, 분해 과정을 통해 토양과 바다에서 도심의 식탁과 공간으로, 그 후 다시 땅과 물로 돌아가는 해조류 비닐의 새로운 생애주기를 제시한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