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너드"…'클래식계 스타' 한재민·박재홍 공연, 들려줄 곡은

15일 첼리스트 한재민·피아니스트 박재홍 인터뷰
'한재민 트리오 공연'은 오는 30일 롯데콘서트홀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과 첼리스트 한재민이 오는 30일 '트리오 연주회' 공연 포스터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롯데문화재단 제공)

"(재홍이) 형은 첼리스트보다 첼로를 더 잘 아는 피아니스트다. 음악적 고민을 나눌 때면 형은 늘 설득력 있는 답을 준다."(한재민)

"재민이는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데도 절대 안주하지 않는다. 음악적인 면에서 해마다 성숙해지는 게 보인다. 저보다 형 같다."(박재홍)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첼리스트 한재민(18)과 피아니스트 박재홍(25)은 음악가로서 서로가 지닌 장점을 치켜세웠다.

이날 인터뷰는 오는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4 인 하우스 아티스트 한재민 트리오 연주회'를 앞두고 진행됐다. 한재민은 올 한 해 동안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 활동 중이다.

한재민 앞에는 '최연소'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만 5세에 첼로를 시작해 만 8세에 최연소로 원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했다. 2020년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최연소 예술 영재로 발탁되어 대학생이 됐다. 이듬해 15세의 나이로 에네스쿠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 2022년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둔 첼리스트다.

박재홍도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2021년 세계적 권위의 페루초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4개의 특별상과 함께 우승을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삼중주 공연에서 첼로는 한재민, 피아노 박재홍, 바이올린은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프 바라티가 맡는다. 이 세 연주자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트리오 엘레지 제1번', 드보르자크 '피아노 트리오 제4번 둠키',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 가단조 '위대한 예술가를 기리며'를 선보인다.

이번 연주회 프로그램 구성과 관련해 한재민은 "'10월'이라는 시점과 계절을 생각해 곡을 짰다"며 "관객분들을 위한 '위로'의 의미가 담긴 세 곡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박재홍(왼쪽)과 한재민이 라운드 인터뷰 중 미소 짓고 있다.(롯데문화재단 제공)

10대 때 처음 만난 두 사람의 인연은 올해로 약 7년째 끈끈하게 이어져 왔다. 여러 공연에 연주자로 함께 서고, 지난해 10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 3주기 추모음악회 때도 호흡을 맞춘 적 있지만, 일반 관객을 위한 무대는 이번 트리오 리사이틀이 처음이라고 했다.

음악 외 두 사람의 취미를 묻자, 박재홍은 "저희 둘 다 너드(nerd, 따분한 공붓벌레나 괴짜) 같다. 만나면 좋아하는 (클래식) 음반 이야기만 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듯 달라 옥신각신할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클래식 음악'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에 대한 대답에 두 젊은 예술가는 모두 자세를 낮췄다.

한재민은 "수백 년이 지나도 퀄리티를 잃지 않고 본질이 유지되는 장르"라면서 "클래식은 영원할 것이기에 이 장르에 대한 존경심이 크다"고 했다.

박재홍은 "저희 연주자들은 무언가 창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작이 돼 있는 것을 재창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늘 낮은 자세로 음악을 대하게 되는 것 같다"며 "클래식은 제 인생의 길라잡이이자 동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