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시나위', 풍류와 흥 가득…국립국악관현악단 '정반합'

국립극장 해오름 10월 2일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Ⅰ '정반합' 포스터(국립극장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현악시리즈I '정반합'을 오는 10월 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2024~2025 레퍼토리 시즌 첫 관현악 시리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겸 단장 채치성이 지휘자이자 작곡가로서 본인의 작품 세계를 관객에게 처음 선보이는 무대다.

이번 공연의 제목인 '정반합'은 독일 철학자 헤겔의 변증법에서 사물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는 주요 개념이다. 이 세계의 모든 사물은 모순적 속성을 지니고 있어 현재 유지되는 상태나 질서인 '정'(正)이 이를 부정하는 새로운 힘인 '반'(反)을 만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합'(合)을 도출하며 발전이 이뤄짐을 뜻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그동안 전통이라는 '정'의 상태에서 동시대와의 접점을 찾기 위한 '반'에 가까운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 왔다. 이번 공연은 그동안 구축해 온 작업을 토대로 제8대 예술감독 겸단장 채치성과 함께 또 다른 '합'으로 나아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음악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다.

첫 곡은 김희조 작곡가의 '합주곡 1번'이다. 1982년 초연 당시 창작 국악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연주되는 국악관현악 대표 레퍼토리다. 민요·판소리·산조 등 민간 음악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각 악기 고유의 시김새(장식음)가 잘 살아있어 '현대판 시나위'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공연에선 김만석 작곡가가 국립국악관현악단 편성에 맞게 재편곡해 연주한다.

이어지는 무대는 신윤수 작곡가의 위촉 초연곡 국악관현악을 위한 '風流(풍류) Ⅳ'다. 가곡을 노래 없이 기악으로만 연주하는 전통 음악 양식인 '사관풍류'의 형식미를 국악관현악으로 확대·발전시킨 곡이다. 남창(男唱)가곡과 남성합창 그리고 국악관현악으로 조화롭게 엮어 작품을 전개한다. 남창 가객은 국립국악원 정악단 정가 단원 김대윤이, 남성 2부 합창은 국립합창단이 맡는다.

공연의 대미는 채치성이 작곡한 신작 태평소 협주곡 '메나리조 풍류'가 장식한다. 메나리토리는 강원도와 함경도 일대에서 전해지는 소리로 소박함과 애틋함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메나리토리를 바탕으로 태평소가 전하는 호방함과 자유로움이 더해져 한국적인 서정성과 전통음악의 깊은 매력을 멋스럽게 전달한다. 태평소 협연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피리 수석 단원 강주희가 함께한다.

채치성 감독은 이번 공연과 관련해 "우리에게 친숙한 전통 노래 등을 소재로 편안하고도 친근한 국악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관객들에게 더욱 쉽고 가깝게 다가가겠다"고 전했다.

jsy@news1.kr